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내조 외교’를 이끈다. 김 여사는 11, 12일 이틀 동안 서울을 찾는 정상급 인사의 배우자 13명과 오찬 및 만찬을 포함한 5차례의 행사를 함께하면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의 멋을 알린다.
○ 준비하는 정성이 주안점
김 여사는 이번 손님맞이 준비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김 여사는 첫날 양식 만찬과 둘째 날 한식 오찬을 위해 몇 차례나 시식을 거쳐 메뉴를 짜는 등 깊숙이 관여했다고 G20 준비위원회 측이 10일 설명했다.
청와대 실무자는 11일 만찬이 열리는 삼성미술관 리움을 사전에 방문해 의자 선정, 높낮이 조절, 테이블 세팅 등을 세심히 살폈다. 식사 중에 흘러나올 배경음악도 참석자 국가의 대표적인 음악을 골라 각국 정상의 배우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게 했다.
정상의 배우자들은 12일 창덕궁 후원(비원)과 서울 성북구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을 잇달아 방문해 전통 건축과 정원, 목가구의 아름다움을 접하게 된다. 비원에선 한복 패션쇼도 관람한다.
청와대 측은 야외행사 동안 기온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 전기담요와 온돌벤치, 온풍기, 무릎담요도 준비했다. 창덕궁 내에서는 이동거리가 길어 골프 카트와 같은 전기차를 마련했다. 준비위 관계자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 유산인 창덕궁 내에서는 별도의 차량을 이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자신이 펴낸 한국음식 홍보용 영문 책자와 국산 화장품인 ‘설화수’를 선물로 준비했다. 준비위 측은 “한국적이면서 추억이 담길 만한 비싸지 않은 가격대의 선물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 의전 서열은 탄력적으로 적용
정상 배우자에게도 기본적으로 G20 정상회의 의전 서열이 적용된다. 그러나 일부 행사에서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 다소 느슨하게 의전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움미술관 만찬에는 초대형 테이블 하나에 전원이 앉아 식사한다. 자리 배치에는 G20 정상회의 서열이 적용된다. 또 12일 한국가구박물관에서의 오찬은 장소가 협소해 몇몇 테이블로 나뉘어 진행된다.
오찬 및 만찬 행사에 정상의 배우자가 아닌 외부 인사가 일부 초청되는 것도 탄력적으로 의전을 적용한 한 사례다. 한 관계자는 “미술관을 흔쾌히 제공해 준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을 포함해 몇몇 분이 초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내 행사의 통역은 정상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일단 영어로 통역한 뒤 각자 언어로 바꾸는 이중통역으로 진행된다. 비원과 한국가구박물관 관람 때는 통역이 배우자에게 바짝 붙어서 속삭이듯 진행하는 ‘위스퍼링(whispering) 통역’으로 이뤄진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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