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일인 11일 서울 시내 교통상황은 예상과는 다르게 상당히 순조로웠다. 시민들이 자율적인 차량 2부제에 적극 참여하면서 출퇴근시간대 교통량이 평소보다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이날 출근 시간인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서울 46개 지점에서 교통량을 측정한 결과 차량 39만1409대가 통행해 지난주 목요일인 4일 같은 시간대(40만3516대)보다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회의장인 코엑스가 위치한 강남 교통량은 13만6688대로 4일 같은 시간대(14만7655대)보다 7.4%나 줄었다. 주요 차량 운행 감소 지점은 1만9842대 통행에 그친 코엑스 옆 포스코 사거리로 4일보다 무려 78.1%나 감소했다. 교통량 감소로 이 시간대 서울시내 주요 도로의 평균속도는 시속 27.9km로 4일 같은 시간대보다 1.8% 빨라졌다.
퇴근시간대에도 G20 행사장인 코엑스 주변 도로와 도심 주요 도로에서 큰 혼잡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했던 각국 정상들도 큰 문제 없이 20∼30분 만에 행사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교통량이 줄어든 것은 정부의 승용차 자율2부제 실시와 수도권 공무원 출근시간 및 강남·서초·동작·송파구의 초중고교 등교시간이 각각 10시로 늦춰진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이날 오전 1시간 동안 올림픽대로와 한강다리 등 주요 지점 18곳에서 조사한 결과, 승용차 자율2부제 참여율은 약 62%인 것으로 나타났다.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들이 많은 점도 원활한 차량 소통에 기여했다.
평소 자가용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장연욱 씨(32)는 “G20 기간이어서 도로가 많이 막힐 것으로 예상해 조금 귀찮지만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했다”고 말했다. 코엑스 주차 관리요원 배성민 씨(25)는 “평소 출근 시간대에 차량이 10대 들어왔다면 오늘은 2, 3대 정도만 들어온 것 같다”고 했다. 강북 지역인 서울 중구 소공동 직장으로 출근한 배미영 씨(29·여)는 “자율2부제 대상이어서 오늘은 승용차를 놔두고 지하철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반(反)G20 민간단체인 ‘G20대응민중행동’이 서울역에서 집회를 연 뒤 오후 4시 45분경부터 지하철 1호선 남영역까지 3개 차로를 이용해 행진하면서 주변 도로가 혼잡해졌다. 또 이날 저녁 국립중앙박물관에서 G20 정상회의 공식 만찬이 열려 인근 서빙고로와 동작대교가 전면 통제되면서 우회로 일부 구간에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G20 정상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2일에는 코엑스 주변 도로가 통제되는 만큼 승용차 자율2부제 준수와 대중교통 이용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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