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기간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위안화 절상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회담 직후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80여 분간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세계 경제 회복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환율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회담의 상당 시간을 환율 문제 논의에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후 주석은 “중국의 위안화 환율체제 개혁에 대한 결심은 확고하다”며 “다만 개혁은 양호한 외부 환경이 필요하니 차근차근 할 수밖에 없다”고 응수했다고 중국중앙(CC)TV는 전했다. 아울러 후 주석은 최근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조치에 우려를 표시하고 “미국의 정책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정상의 만남은 오바마 대통령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배려해 신라호텔에 거처를 정한 후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이 묵고 있는 그랜드하얏트호텔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미중 관계가 최근 수년간 강해졌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양자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를 선도하는 핵 강국이자 경제 강국인 양국은 핵 확산 문제뿐만 아니라 ‘강하고 균형이 잡힌,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보장하는 문제를 다뤄야 할 특별한 의무를 갖고 있다”며 중국 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후 주석도 “중국은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중국은 양국 관계를 긍정적이고 협력적이며 포괄적인 관계로 증진시키기 위해 대화 협력 공조를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 화답했다. 외신들은 “양국이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조치와 중국의 위안화 환율 문제를 둘러싸고 맞서고 있다”며 “어떤 합의에 이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