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11, 12일 양일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주요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 등 정상급 인사 33명과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 온 거물급 최고경영자(CEO) 120여 명은 그야말로 세계 정치와 경제를 좌우하는 리더들이다.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과 개인사 자체가 각각 ‘역사’가 될 정도다.
국가는 물론이고 세계적인 기업들도 누가 리더가 되는지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기업의 CEO를 잘못 뽑으면 기업이 위험해진다는 ‘CEO 리스크’는 비단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도 지도자를 잘못 만나면 국민이 불행해질 수 있다.
노조 지도자 출신이면서 경제를 살리는 데 성공해 브라질의 빈곤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반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는 지도자들을 선택한 나라의 국민은 고통을 겪고 있다.
고대에도 리더의 자질에 관한 논란이 있었다. 조직이 위기에 빠지거나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에는 특히 누가 훌륭한 리더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오늘날 우리는 고대와는 다른 위기와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민간과 공공 부문의 조직들이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리더십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관심사를 반영해 고대와 현대의 리더들이 처한 상황을 비교하면서 시대를 뛰어넘는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 책에는 로마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고대 세계 전체의 지도자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지도자 18인이 등장한다. 큰 업적과 발자취를 남긴 지도자의 행동 사례를 관찰함으로써 리더의 본질에 관한 시각을 제공한다. 리더 18인을 소개하면서 그들이 취한 결정과 행동에서 리더십의 주제를 이끌어 내고 아울러 최신 경영학의 사고기법도 설명하는 식이다.
예컨대 리더의 역할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전 제시에 관해서는 중국 한(漢) 왕조를 세운 평민 출신 황제 유방의 사례가 등장한다. 유방은 내란으로 고통을 겪은 백성들이 평화를 원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평화 정착이라는 비전을 세웠다. 그래서 유방은 개인적으론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유교 학자들의 가르침을 받아들였고 평화와 복지에 헌신할 공복을 선발하도록 했다. 100년이 지나지 않아 선발한 관리는 10만 명을 넘어섰고 이는 세계 역사상 가장 오래가는 정치조직이 되었다. 백성들도 평화로운 제국을 만들겠다는 그의 비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하들도 그의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한나라가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었다. 유방은 오로지 ‘평안케 하라’고 지시할 뿐이었고 구체적인 실행은 비전을 공유한 그의 신하들 몫이었다. 리더가 비전을 제시하고 공유함으로써 구성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냈던 것이다. 현대 기업경영에서도 비전의 개발과 전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리더십의 한 주제인 용기에 관해서는 람세스 2세, 위험 감수는 투트모세 3세, 동기부여는 중국 조나라 무령왕, 네트워킹은 키케로 등이 소개된다. 인력개발, 결과에 집중하기, 청렴성, 의사결정, 감화하는 능력 등 모두 18개 리더십 주제에 대해 사례 소개와 함께 해설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기업이든 조직 내 작은 부서든 간에 리더로서 중요한 순간을 맞아 고민에 빠졌을 때 활로를 찾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
“남자는 여자보다 자신을 과신하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투자 결정에서 과신에 덜 휘둘리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훌륭한 투자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이스라엘 출신 컨설턴트인 저자가 비즈니스 활동에 숨겨진 심리를 분석했다. 선택을 결정하는 심리를 알게 되면 대처 방안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책은 행복 유전자와 성공 방정식을 다룬 1부와 행동의 자연선택, 선택에 숨겨진 심리학을 다룬 2부로 나뉜다. ‘행복의 50%는 유전적 기질에 따라 결정된다’ ‘집단 구성원들은 공유되지 않은 정보보다 이미 공유된 정보를 더 많이 논의하는 기질이 있다’ ‘협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첫 번째 오퍼다’와 같은 결론이 각각의 사례와 실험, 저자의 경험을 통해 도출된다. 성공이 재능과 열정의 산물이라는 기존 생각을 뒤집는 이야기지만 비즈니스 산업을 이끄는 사람들의 패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 내가 알아야 할 마케팅의 모든 것은 구글에서 배웠다 ‘구글스러워지기’ 20가지 방법 아론 골드먼 지음·이민주 옮김 440쪽·2만 원·토네이도
구글은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놀라운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설립 10년 만에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매 분기 6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뿐만 아니라 마케팅 부문에서도 놀랄 만한 성과를 보였다. 구글 이전의 마케팅과 구글 이후의 마케팅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여러 기업에서 구글의 마케팅 전략과 방법을 벤치마킹하려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페이스북, GM, P&G 등 세계 유수 기업에 마케팅을 조언해온 저자는 구글의 성공 전략을 분석한다. 그는 구글이 가장 연관성 높은 검색 결과들을 보여주며 고객의 ‘굶주림’을 해결해 준다고 말한다. 구글은 수많은 웹페이지를 분석해 검색자의 의도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결과를 내림차순으로 보여준다. 또 바보스러울 만큼 단순하게 만들어 사용자들을 매료시킨다고 분석한다. ‘구글스러워지기’의 20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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