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을 한 달 앞둔 홍모 씨(39)와 정모 씨(37·여) 커플. 둘 다 결혼이 늦다 보니 이미 각자 서울 여의도와 화곡동에 집을 한 채씩 소유하고 있다. 두 집 모두 산 지 3년이 넘어 나중에 팔 때 비과세 혜택을 받아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결혼을 하면 1가구 2주택이 돼 양도세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 1가구가 1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하고 서울과 경기 과천 및 5대 신도시에서는 2년 이상 거주한 후에 팔면 양도 차익이 있어도 1가구 1주택 비과세로 세금이 없다(양도가액 9억 원 초과 고가주택은 제외).
양도일 시점에 2주택 이상이면 양도 차익에 대해 양도세가 과세되는데 2004년부터 투기 목적의 주택 보유를 규제하기 위해 1가구가 3주택 이상을 보유했을 때는 양도세를 60% 세율로 중과하는 규정이 생겼다. 2007년부터는 1가구 2주택자도 50% 세율로 중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8년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주택 경기 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도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한시적으로 50, 60%의 중과세율이 아닌 6∼35%의 일반 세율로 완화해 적용하고 있다(단, 장기 보유 공제는 안 됨).
하지만 세법에서 열거하는 특정 사유로 2주택이 되면 양도 시점에 1가구 2주택이라도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홍 씨 커플처럼 각자 1주택을 보유한 두 사람이 결혼해 1가구 2주택이 됐을 때 혼인신고일로부터 5년 이내에 1주택을 양도하면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이때도 양도하는 주택이 비과세 요건인 ‘3년 보유, 2년 거주 요건’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홍 씨 커플은 이미 각자 3년 넘게 주택을 보유하고 거주했기 때문에 둘 중 한 채를 혼인신고일로부터 5년 이내에만 팔면 양도세가 없다. 그러나 2채 모두 보유하다 5년이 지난 뒤 팔면 1가구 2주택으로 양도세가 중과될 수 있으니 5년 내에 처분하는 것이 세법상 유리하다.
하지만 아파트를 분양받아 분양권을 가진 사람과 1주택을 가진 사람이 결혼하면 똑같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분양권이 주택이 되는 시기는 잔금을 치르거나 등기를 한 시점이다. 따라서 혼인신고일 현재는 분양권이지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결혼 후에 새롭게 취득한 주택으로 간주돼 1가구 2주택이 되며 양도세가 비과세되지 않는다.
만약 양도일 현재 3주택이라면 어떻게 될까. 홍 씨와 정 씨가 각각 주택 한 채씩 있는 상태에서 결혼한 뒤 둘이 살 집을 잠실에 따로 한 채 더 구입한다고 가정해 보자. 결혼으로 1가구 2주택인 상태에서 새로운 주택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1가구 3주택이 된 때는 혼인신고일로부터 5년 이내, 그리고 새로운 주택을 취득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기존 주택을 양도하면 비과세가 가능하다. 즉, 홍 씨가 잠실 집을 산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여의도 집을 팔고 혼인신고일로부터 5년이 지나기 전에 화곡동 주택을 또 판다면 두 채 모두 양도세가 없다.
순서를 바꿔 일시적으로 2주택을 소유한 상태에서 결혼해 3주택이 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택 한 채를 갖고 있다가 그 주택을 팔기 전에 새집을 사서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사람이 1주택을 가진 배우자와 결혼해 3주택이 됐을 때도 혼인신고일로부터 5년 이내, 그리고 새집을 취득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양도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1주택자가 아닌데도 특정 사유로 비과세를 해주는 규정들은 일정 기간 이내에 양도해야 한다는 제약 조건이 있으니 해당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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