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의 롯데백화점과 이마트는 잘나가지만 ‘롯데닷컴’과 ‘신세계몰’은 옥션과 지마켓에 밀려 온라인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삼성과 KT를 등에 업고 만들어진 ‘유니텔’과 ‘파란닷컴’도 ‘네이버’ ‘다음’에 뒤져 다른 기업에 팔리거나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최근 급성장하는 스마트폰 무선인터넷 시장에서는 이런 실패를 겪지 않겠다는 기존 강자들의 새로운 시도가 나오고 있다. 유선인터넷 시장에서의 강력한 지위를 무선인터넷 시장까지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 무선인터넷의 새로운 가치
이들이 주목한 건 유선인터넷 산업이 성장한 원인이었다. 유선인터넷은 기존 오프라인 산업과는 다른 새로운 가치를 만들며 성장했다. 구글이나 NHN 같은 인터넷 기업은 ‘검색광고’를 통해 광고를 하지 않던 동네 음식점이나 꽃가게 등에 광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며 성공했다. 옥션이나 지마켓도 용산전자상가나 동대문 의류상가의 소규모 상인들에게 전국에 물건을 팔 길을 찾아주면서 대형 유통업체를 이긴 것이다.
최근 무선인터넷도 이처럼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1인 개발자에게 세계를 시장으로 삼게 해줬다. 이 모델이 성공하자 구글도 자신들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위한 앱스토어인 안드로이드마켓을 만들었고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각각 앱스토어를 만든 뒤 이를 통합하려 하고 있다. ‘새로운 강자’가 아니라 유선인터넷 시대를 이끈 PC업체와 인터넷기업, 통신사 등 기존의 강자들이 무선인터넷 시장에서도 앞서가는 셈이다.
최근에는 ‘모바일광고’ 움직임도 활발하다. 해외에서는 구글과 애플 등의 회사가 이 시장에 진출해 지난해에만 약 14억 달러(약 1조5800억 원)의 시장을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그동안 스마트폰이 500만 대 가까이 팔리며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글코리아가 최근 모바일광고를 앞두고 국내 광고주 2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데 따르면 약 23%(50명)의 광고주가 이미 모바일광고를 하고 있으며 아직 광고를 하지 않은 광고주 가운데 76%(126명)도 1년 안에는 모바일광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구글과 NHN, 다음 등 국내 인터넷기업은 물론 최근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이 광고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지현 다음 모바일본부장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내년에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함께 모바일광고를 비롯한 본격적인 비즈니스모델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 상생하는 비즈니스
갤럭시탭과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의 판매는 ‘콘텐츠 정기구독’ 형태의 비즈니스모델도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신문이나 잡지, TV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종이나 전파를 통해 배달해주는 대신 무선인터넷을 통해 전자파일 형태로 실시간 배달해주는 것이다. 애플과 아마존 등 해외 단말기 제조업체들과 인터파크,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이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수익을 기존 콘텐츠사업자와 제조업체가 나눠 갖는 방식인데 온라인으로 MP3음악파일이 처음 유통되면서 저작권자와 인터넷 업체가 갈등을 빚었던 것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이런 앱스토어나 모바일광고, 콘텐츠 정기구독 모델은 유선인터넷에서 시도됐지만 성공하지 못했으나 무선인터넷에서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유선인터넷을 하던 PC보다도 스마트폰이 훨씬 개인적이라 ‘맞춤형 광고’의 효율이 높고 PC를 쓰지 않는 이동 시간이나 취침 전 시간 등에 사용하기 때문에 ‘틈새 콘텐츠’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구글코리아의 이원진 사장은 “구글의 사용량을 봐도 PC로 접속하는 시간이 줄어들지 않는데 스마트폰 사용량은 급증한다”며 “스마트폰이 기존에 인터넷을 쓰지 않던 시간까지도 사람들에게 인터넷을 쓰도록 만들어 관련 비즈니스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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