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아 두 달여간 경제상황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린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 부동산시장이 다시 몇 년 전의 모습을 되찾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부분 부자들의 생각이다. 중산층 이하의 경기는 단기간에 좋아질 것만 같지 않아 부동산시장에서 실수요가 살아나는 것은 요원하게만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부동산에 대한 기대심리가 많이 꺾여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몇 년간 잠잠하고 증시의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초저금리는 지속되고 있어 시중의 유동자금은 풍선처럼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의 단기화, 안정된 투자패턴이 정착된 것만 같다.
2년간의 금융위기 회복과정을 보내면서 많이 움츠려 있었던 부자들에게 최근 새로운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글로벌 증시 회복 때문일 것이다. 골프를 치면서 프라이빗뱅커(PB)들로부터 전화 받는 것이 짜증날 때도 있겠지만 요즘처럼 증시가 상승할 때는 투자수익을 알리는 PB들의 전화 소리가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금융위기 이전에 투자했던 펀드들이 최근 들어 급속히 원금을 회복하고 있다. 5월 이후 투자했던 중국 본토 투자펀드의 높은 수익률 소식, 원자재 펀드도 높은 수익률로 환매 시기를 고민해야 한다는 소식과 더불어 앞으로의 증시전망에 대한 희망이 커지면서 그동안의 소극적 투자패턴에 변화가 필요함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손실을 회복하는 펀드만 지켜볼 것인지, 새로운 투자의 확대를 통해 유동성 장세의 파도를 타야 하는 것인지 말이다.
PB 등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증시가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는 PB가 있는가 하면 지금의 증시는 거품이라고 판단해 부담스러운 가격대에 주식투자하는 것을 고민하는 PB들도 있다.
2009년에는 미국의 1차 양적완화와 글로벌 초저금리 공조에 화답하듯 상반기에만 1년 전 금융위기로 날아간 돈의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1년간의 조정시기를 보낸 글로벌 증시가 새로운 변화에 앞서서 투자자들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하지만 미국의 2차 양적완화와 글로벌 출구전략의 지연, 글로벌 위기대처 시스템 공조가 당분간 증시의 방어막이 될 것 같아 부자들에게 한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고 있는 것 같다.
2010년을 마무리해 가면서 2011년 금융시장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자들은 아마도 2011년에는 두 갈래 길로 나뉘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 장세를 ‘황소’로 보고 유동성의 단맛에 고삐 풀린 황소를 타고 갈 것이라는 부자가 있는 반면에 황소는커녕 ‘거품’이라고 우려하는 부자는 관망하며 거품의 위험을 피하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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