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에 큰 충돌이 벌어지지 않았던 것은 양측이 모두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줬기 때문입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한국 경찰의 시위 대응 방식을 연구하기 위해 방한한 알렉스 비테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사진)는 1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인근 한식당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월부터 6월까지 이화여대에서 방문교수로 근무하기도 한 비테일 교수는 영국, 프랑스, 한국 등 주요 8개국(G8)이나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 국가들의 경찰력과 시위대의 상호대응 방식을 비교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비테일 교수는 이번 연구를 위해 10일 입국해 정상회의가 열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주변과 11일 서울역에서 열린 ‘반(反)G20 집회’를 직접 지켜봤다.
비테일 교수는 G20 서울 회의에 대해 “많은 세계인이 깜짝 놀랐다”며 “이에 앞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회의에선 경찰과 시위대 간에 큰 충돌이 벌어졌는데 이번 서울 회의에선 그런 모습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테일 교수는 이번 방한에서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점으로 11일 서울역에서 열린 반G20 집회를 꼽았다. 그는 “시위대는 허가를 받지 않은 상여를 들고 나왔고, 행진을 할 때도 사전 신고와 달리 4개 차로를 모두 점거했지만 한국 경찰은 유연성 있게 시위대에 대처했고,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큰 충돌이 벌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시위대에 대해서도 “소그룹별, 동시다발적으로 행동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 공격적인 미국이나 유럽의 시위대와 달리 조직적이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는 경우도 그런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충돌하는 것이지 실제 충돌을 원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테일 교수는 2011년 G8과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프랑스도 방문할 예정이다. 그에게 ‘프랑스 경찰이 한국 경찰에 배워야 할 점’을 물었다. 그는 “프랑스 경찰은 한국 경찰이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보여줬던 시위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배우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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