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들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지던 이익 증가세가 3분기 들어 꺾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실적 비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는 경기둔화 흐름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647개사 중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법인 등을 제외한 566개 업체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은 16조7420억 원으로 2분기보다 961억 원(0.57%) 감소했다. 매출 역시 198조678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조5685억 원(1.76%) 줄었다. 영업외 손익까지 감안한 순이익은 16조5773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2조7627억 원(20.00%) 증가했지만 기본적인 영업이익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쳐 큰 의미를 두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시장 상장 760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 역시 1조2607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0% 감소했다.
IFRS 적용법인인 삼성, LG그룹 계열사를 반영하면 이익 감소세는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KB투자증권이 자체 집계한 결과 이익 감소폭은 1.6%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됐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을 전 분기보다 2.9% 줄어든 4조8600억 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LG전자는 4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환율 효과 등의 요인으로 상장사들의 실적은 상반기에 이미 고점을 찍었다”며 “하반기 실적에는 최근 선진국들의 경기둔화 우려와 정보기술(IT) 제품의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수익 부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분기보다 성장세가 줄어들긴 했지만 분기별 누적치로는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했다. 올 들어 9월까지 분석 대상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총 49조9548억 원으로 5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2조5994억 원이었던 작년 동기보다 53.24% 늘어난 규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3분기의 실적 둔화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4분기 실적 둔화는 기업들의 일회성 비용 지출 등 계절적 요인으로 과거에도 나타나던 현상이어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가율 자체는 주춤하겠지만 절대 규모로 연간 실적 최대치를 다시 한 번 경신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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