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연말이면 불붙었던 은행권의 특판예금 판매경쟁을 찾아볼 수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부터 유치해온 특판예금 중 25조 원 규모의 만기가 올해 말 돌아오지만 시중은행들이 풍부한 유동성, 자금 운용처 부재, 금리 상승 전망 등을 감안해 특판예금 판매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연말 특판예금을 기다리고 있었다면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려보는 편이 좋겠다. 시중은행권에는 특판예금이 가뭄이지만 수협과 저축은행들은 저마다 특판상품을 내놓고 고객들의 자금 끌어 모으기에 나섰다.
수협은행은 ‘사랑해(海) 예·적금’을 다음 달 31일까지 특별 판매한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은 기본금리가 연 3.8%다. 비과세신가계저축 만기해지 고객과 인터넷을 통해 가입한 고객은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이외의 고객도 거래기여도 등에 따라 최고 0.2%포인트 내에서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고 4.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적금은 자유적립식으로 25개월 이상 가입하면 기본금리 연 4.7%에 인터넷을 통해 가입하면 우대금리 0.1%포인트가 적용돼 최고 연 4.8%의 금리를 받는다. 정기예금은 2000억 원 한도가 바닥나면 판매가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정기예금은 100만 원 이상이면 가입이 가능하고 적금은 월불입금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다. 거치식 예금처럼 1회 불입 후 추가 불입을 하지 않더라도 약정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들도 잇달아 고금리 예금상품을 출시하는 등 연말에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연 4%대 후반 특판예금과 특화된 고금리 상품이 여럿 눈에 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연말을 맞아 매월 이자에서 일정액을 기부하는 기부형 재테크 상품 ‘천사정기예금’을 특별 판매한다. 올해로 7년째 실시하는 천사정기예금은 고객이 매월 발생하는 이자에서 1004원씩 기부하고 고객이 기부한 만큼 은행에서도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을 적용하는 상품이다. 천사정기예금은 기존 정기예금 금리에 0.0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되며 총 4000좌 한정 판매한다. 가입금액 1000만 원 이상, 12개월 이상 가입자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지점 이외에 인터넷을 통해 가입하면 천사정기예금 금리에 0.1%포인트의 추가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대구에 있는 참저축은행은 다문화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다문화 참사랑 정기예금’을 시판하고 있다. 이 상품은 15개월 이상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4.725%(매월 이자 지급식은 4.6%)를 적용하고 은행은 가입 금액의 일부를 적립해 마련한 지원금으로 다문화가족을 후원하는 구조다. 금리 혜택을 주는 대신 연말 만기 분산을 위해 12개월이 아닌 15개월 만기를 택했다.
경기지역의 세람저축은행도 8일부터 300억 원 한도가 소진될 때까지 정기예금을 특별 판매한다.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연 4.8%, 6개월은 연 4.2%가 적용되며 3년 최고 연 5.9%의 금리를 지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각종 이벤트성 서비스를 수반한 예금상품이 대거 선보일 것”이라며 “일부 저축은행은 만기구조 다각화를 위해 예치기간을 몇 달 연장하는 대신 금리 혜택을 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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