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7월 이후 4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다. 연내에 추가 상승이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내년까지 점진적인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결정을 금리 정상화 과정의 신호탄으로 읽는 시각이 많은 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과 수혜 업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금리 인상,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
11월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2.25%인 현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2.50%로 인상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재부각, 중국 긴축 리스크에 옵션 만기일 쇼크 등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내려진 금리 인상 결정이었다. 한범호 신한투자 연구원은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는 최근 높아진 물가 부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가벼워진 환율 부담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칙에 부합하는 결정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 자체가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10월 말 중국, 호주, 인도 등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한국의 금리 인상도 어느 정도 예견돼 왔기 때문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적당한 시점에서 금리를 올리지 못하면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며 “예상됐던 내용인 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0.25%포인트의 인상폭 역시 그간 시장 추정치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 크게 이슈가 되지 않고 있다. 금리를 인상했다고 해도 절대치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란 점도 시장 반응이 크지 않은 이유다. 하나대투증권은 “기준금리가 4% 이상이 되기 전까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추가 금리 인상 감안하면 보험·은행주 주목
업종별 영향은 어떨까. 점진적인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경우 보험주가 수혜주로 꼽힌다. 보험사는 운용자산의 대부분이 이자부 자산에 투자하고 있어 금리 상승이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달 들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험주에 금리 인상 기대감이 먼저 반영되기도 했다. 16일 보험주 업종은 2.7% 하락했지만, 이는 금리 인상을 선반영했던 매수세가 차익을 실현하며 빠져나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금리 상승은 보험사의 가치 및 이익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며 “향후 추세적인 금리 인상은 자산운용이익 개선 등으로 보험업종에 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금리정상화가 진행된다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증가율이 10% 이상이 될 것”이라며 “차익실현 물량으로 인한 주가 하락을 오히려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주 역시 이번 금리 인상이 호재로 작용할 업종이다. 금리 인상 발표 당일 은행업종지수는 코스피 상승률인 2.4%를 웃돌았다. 은행주의 경우 순이자마진 상승이란 측면에서는 금리 인상이 긍정적이지만, 대출수요 감소 및 자산건전성 악화라는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금리 수준이 워낙 낮은 데다 내년 대출증가율이 올해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추가적인 환율 하락(원화 강세) 가능도 있어 외국인 비중이 높은 은행주 수급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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