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전의 윤곽이 드러난 이튿날에도 관련 종목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현대그룹의 품에 안긴 현대건설은 이틀째 추락한 반면에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자동차는 상승 질주를 이어갔다. 특히 현대차는 인수 부담을 덜어낸 데다 해외사업의 성장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다시 포스코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5000원(2.76%) 오른 1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40조9714억 원으로 늘어나 포스코(40조2367억 원)를 누르고 2위 자리를 꿰찼다.
이날 중소형 트럭 마이티를 앞세워 국내 상용차업계 최초로 유럽 공략에 나선다는 발표까지 나와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현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증가율은 10% 이상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에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9.64% 하락했다. 현대건설도 4.82% 하락한 5만9200원에 마감하며 6만 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증권사들은 현대그룹 인수자금 조달 능력에 우려를 표하며 현대건설 목표가격을 줄줄이 낮췄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보유 자산을 유동화해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며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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