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으로 취업뚫기]다국적 제약회사 ‘릴리’ 영업사원 박동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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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8일 03시 00분


부서 전직원 이름 외운뒤 “○○님 안녕하세요” 인사

《 “선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다국적 제약회사 릴리의 영업사원 박동규 씨(28)의 취업성공 노하우는 이렇다.

인턴을 거쳐 입사한 박 씨는 릴리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학교 선배를 통해 들었고, 준비 과정에서도 선배의 조언을 참고했다. 그리고 인턴으로 활동하면서도 선배에게 의지했다.

“선배들은 후배들이 물어보는 걸 좋아하고, 알고 있는 걸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 한다. 후배가 물어보는데 싫어할 선배가 없다”는 게 박 씨의 지론이다. 》
○ 선배 통해 취업 정보 수집

한국릴리의 영업사원 박동규 씨에게 영업은 맞춤옷 같다. 인턴십부터 정식 직원이 된 이후까지 묻고 또 묻는 적극성과 사교성으로 업무 성과를 높이고 있다. 이훈구 기자ufo@donga.com
한국릴리의 영업사원 박동규 씨에게 영업은 맞춤옷 같다. 인턴십부터 정식 직원이 된 이후까지 묻고 또 묻는 적극성과 사교성으로 업무 성과를 높이고 있다. 이훈구 기자ufo@donga.com
경희대 한약학과 출신인 박 씨는 3학년 때부터 취업 준비에 눈을 떴다. 그 전까지 박 씨도 대부분의 한약학과 학생들이 그렇듯 한약사 국가고시 준비에만 매달렸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다른 학과 친구들과도 어울리게 됐는데, 시험공부에 매달리는 한약학과 동기들과 달리 다양한 경험을 하고 더욱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저도 여러 경험을 쌓고 취업 준비를 하는 데 눈을 돌리게 됐어요.”

박 씨는 우선 제약회사로 취업한 학교 선배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학교 선배들이 어느 제약사에 포진해 있는지 파악하고, 선배가 없는 곳은 소개를 통해 지인을 만들었어요. 그렇게 20여 명의 선배를 만났죠.”

박 씨는 선배들에게 연락해 회사 정보를 탐색했다. 회사 분위기와 비전, 직원들의 성장 가능성을 그 회사를 가장 잘 아는 내부 직원을 통해 타진했다. 그러던 중 한국릴리의 인턴십에 도전해보라는 조언을 듣게 됐다. “릴리에서 근무하는 선배를 통해 릴리가 인턴십을 도입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어요. 그 전까지는 막막하게 취업 준비를 했는데 구체적인 목표가 생긴 거죠.”

○ “적극적으로 묻고 또 물어라”

박 씨는 서류심사와 3차례의 면접을 준비하면서도 회사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취업하게 될 회사의 문화가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지도 알아봐야 했고,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도 알아봐야 했기 때문이다. “서류 심사에서 어떤 점을 비중 있게 평가하는지,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묻고 또 물어서 대비를 했습니다.”

그에게 면접 당시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물어봤다. “면접 때도 제가 주로 질문해서….” 박 씨는 멋쩍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에게는 면접관도 예외 없이 질문 대상이 된 셈. “면접에서 지원자들에게도 할 말 있느냐, 질문 있느냐고 물어보잖아요. 저는 그 기회를 활용해서 제가 정말 궁금해하던 점을 해소했어요.”

박 씨는 릴리 임원단과의 면접에서 제약업계에서 논란이 됐던 신약의 부작용과 리베이트 관행 등에 대해 물었다. 그는 “본부장님에게서 ‘우리 회사는 네거티브 마케팅을 하지 않습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는데, 제가 정말 듣고 싶은 답변을 들어 마음이 놓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질문은 면접관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회사 측은 “그런 경우 일반 지원자들은 할 말이 없다고 하거나 발표 시기 등에 대한 가벼운 질문을 하기 마련인데 박 씨의 그런 질문은 회사에 대한 관심으로 표현돼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 직원들 이름 외우며 사교성 발휘


박 씨의 질문하는 습성은 6주간 인턴으로 활동하는 기간에도 계속됐다. 회사와 제약 영업에 대한 교육 훈련을 받은 박 씨는 한 주 동안 약사와 의사를 만나 세일즈를 하는 현장 실습을 경험했다. 그에게 병원과 약국 20여 곳을 다니고 보고서를 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처음에는 예의를 갖추고 다가서면 상대도 당연히 응해 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 나가보니 두 곳 중 한 곳에서는 문전박대를 당했어요. 몇 시간씩 무작정 담당 의사를 기다리기도 하고요.” 그는 매일매일 느낀 점을 선배와 상의하며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박 씨는 선배의 조언을 통해 환자들이 몰려 제약사 직원들이 피해야 하는 시간대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부서 전 직원의 이름을 외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냥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것보다 ‘○○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게 더 좋잖아요. 그래서 한 번이라도 마주치게 되는 분들의 이름은 다 외우려 노력했습니다.” 박 씨의 이런 적극성과 사교성은 다른 직원들에게도 호감을 샀다.

그 덕분에 그는 13명의 인턴 동기 가운데 가장 먼저 취업이 결정됐다. 다른 동기들이 4월에 발령받은 데 반해 그는 한 달 먼저 채용됐다. 그만큼 회사가 그를 필요로 했다는 얘기다. 박 씨는 취업하려는 회사가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제약회사는 영업이 기본입니다. 회사에서도 신입사원을 뽑으면 가장 먼저 현장 영업을 시키죠. 그런데 면접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겉보기에 그럴듯해 보이는 ‘마케팅’이라고 막연하게 답변하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죠. 마케팅에 정말 관심이 있다면 현장 경험을 쌓아 마케팅을 해보겠다는 등의 장기적 안목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제 선배 입장이 된 그는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회사를 먼저 알라”고 조언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인턴십

▽좋은 예

제약회사에서는 현장 영업이 기본이고 가장 중요한 업무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적극적인 소양이 요구된다. 따라서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자세를 보여야 ‘영업이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많이 배우고 경험하려는 자세는 추후 정규직 채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턴십 프로그램 기간에 본인이 가진 역량과 패기를 최대한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 사소한 일이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은 주변 동기, 선배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긴다.

▽나쁜 예


학생 신분으로 인턴십에 응하다 보면 단순히 회사를 경험한다는 차원에서 업무를 가볍게 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책임감 없는 사람으로 보이기 쉽다. 인턴도 회사 업무에 참여하는 한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규율과 예절, 그리고 책임이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맡은 일에 책임감을 보이는 것이 인턴의 기본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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