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사면된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올림픽과 아시아경기 등 스포츠 행사 참관, 모교인 일본 와세다대 명예법학박사학위 수여식 참석 등 공적 또는 사적인 일로 국내와 해외를 오가면서 공항을 ‘메시지 전달’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올림픽 유치 활동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삼성그룹과 관련된 각종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사면된 이후 이 회장은 특히 올해 들어서만 10여 차례 공항을 드나들었으며 이때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특히 올해 3월 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에는 더욱 자세히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언급됐고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며 상생협력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또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고 말하며 “폭넓게 인사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더니 17일에는 외아들인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을 공식화했다. 이 모든 메시지의 전달은 공항에서 이뤄졌다.
이 회장이 공항에서 언론만을 상대로 얘기한 것은 아니다. 이 회장이 국내외를 오고갈 때마다 공항에는 매번 삼성그룹의 최고위 임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 최도석 삼성카드 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과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 등은 거의 매번 고정 멤버로 이 회장을 영접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이 회장께서 공항에서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즉석에서 보고를 받거나 각종 지시를 내리는 등 경영을 챙기기도 한다”고 밝혔다. 전자 최고경영자(CEO·최지성)와 신사업 총괄(김순택), 금융 부문 대표(최도석) 등 각 부문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고정 멤버로 공항에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재용 부사장도 자주 공항에 나오며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TV 부문을 총괄하는 윤부근 사장과 반도체 부문의 권오현 사장도 공항에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바쁜 임원들이 회장 영접을 나가는 것을 좋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삼성의 오랜 전통이며 경영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공항 경영’을 통해 삼성그룹에 적절한 경영 화두를 던지고 ‘올림픽 관련 유치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모습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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