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가격이 1억 원 이상인 대형 세단 세그먼트(차급)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가 양분하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S클래스는 2221대, 7시리즈는 1873대 판매됐다. 벤츠, BMW와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되는 아우디는 대형 세단 분야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A8 판매량은 301대에 그쳤다.
아우디코리아는 3일 풀 체인지 모델인 ‘뉴 A8’을 출시하면서 벤츠와 BMW가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대형 세단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출사표를 냈다. 뉴 A8이 벤츠 S클래스와 BMW7시리즈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테스트해 봤다.
시승한 차량은 A8 4.2 FSI 콰트로 모델. 배기량 4.2L의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장착해 371마력의 출력을 발휘하고, 최대 토크는 45.4kg·m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5.7초이며 연료소비효율은 L당 8.3km다. 차체는 철보다 40%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만들었고 변속기는 6단에서 8단으로 개선됐다.
뉴 A8의 차체는 기존 모델보다 길이는 75mm, 폭은 55mm, 휠베이스는 48mm 늘어났다. 차에 타면 거실에 앉아 있는 듯한 아늑한 느낌이 든다. 섀미가죽으로 덮은 차량 천장과 천연가죽으로 된 시트 덕분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센터페시아에 가지런히 배열된 버튼에 먼저 눈이 간다. 공조시스템과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데 필요한 버튼 등 30개가 넘는다. 수는 많지만 간결하게 잘 배열돼 있다는 느낌을 준다.
아우디 대표 세단의 호화스러움은 뒷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모니터가 눈에 띈다. 좌우 시트백 위쪽에 고정식으로 하나씩 있어 뒷자리에 탄 두 사람이 원하는 화면을 각각 볼 수 있다. 오른쪽 좌석 뒤에는 테이블이 있다. 전동 마사지 기능은 ‘회장님’ 자리인 뒷자리 오른쪽 시트뿐만 아니라 운전석과 보조석 등 네 좌석에 모두 있다.
주행할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정숙성이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아주 절제된 엔진 음이 들린다. 급가속을 하지 않으면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려도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도로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상당히 차단 돼 시속 150km에서도 속도감은 시속 80km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국내 판매 가격은 4.2 FSI 콰트로는 1억4000만 원, 4.2 FSI 콰트로 RSE는 1억57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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