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자동차판매의 주력사업인 자동차판매 부문이 분리돼 영안모자에 매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우차판매 일부 직원은 영안모자가 인수할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채권단의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는 등 대우차판매의 앞날이 안개에 휩싸였다.
22일 대우차판매와 산업은행에 따르면 대우차판매 이사회는 이달 초 홍콩계 사모투자펀드인 아지아파트너스를 대우차판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채권단은 아지아파트너스의 실체가 분명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이사회의 매각 계획안을 부결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우차판매의 자동차판매 부문을 분리해 영안모자에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영안모자가 300억 원을 투자해 대우차판매의 자동차판매 사업 부문을 인수하고 채권단은 500억 원 규모의 채무를 출자 전환한다는 게 산업은행의 구상이다. 영안모자는 대우자동차의 버스 부문이 분리돼 설립된 대우버스를 2003년 3월에 인수했으며 대우버스는 판매조직을 만들지 않고 대우차판매를 통해 버스를 판매했다.
하지만 이 같은 채권단의 계획은 대우차판매 직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대우차판매 부장급 직원들로 구성된 본부장협의회는 19일 성명을 내고 재무담당인 지건열 상무 등 등기임원들에게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본부장협의회는 “등기임원들이 산업은행의 하수인이 돼 졸속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영안모자 대신 아지아파트너스에 매각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일부 직원이 영안모자가 인수하는 것에 반발하는 이유는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영안모자 계열사인 대우버스는 버스만 생산하기 때문에 대우차판매를 인수하더라도 승용차 판매 관련 직원은 상당수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차판매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 부문에서 버스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이고 주력은 승용차 판매”라며 “영안모자 측이 대우차판매 인수 후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영안모자에 매각되는 것에 거부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아지아파트너스가 밝힌 투자 액수가 영안모자보다 더 많은 것도 대우차판매 직원들이 아지아파트너스를 선호하는 이유다. 영안모자는 300억 원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아지아파트너스는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동호 전 대우차판매 사장도 아지아파트너스로 매각되는 게 회사와 직원들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경영권 유지를 위해 아지아파트너스를 끌어들인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11일 전격 사퇴했다.
하지만 대우차판매 매각이 채권단 구상대로 추진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협력업체 상거래 채무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비협약(비금융권) 채무 4000여억 원에 대한 해결 방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상거래 채무 등에 대해서는 매각되지 않고 남게 되는 존속 법인에 남긴다는 입장이지만 상거래 채권을 갖고 있는 이해당사자들이 동의해 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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