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삼성전자 직원을 가까이서 지켜본 적이 있다. 영어와 컴퓨터를 잘 다루었다. 그래서 삼성에서는 신입사원 교육을 어떻게 하는가 물어봤다. ‘삼성 신입사원들은 영어와 컴퓨터를 스스로 일정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해외연수를 갈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영어와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으면 진급할 꿈을 꾸지 말라는 것이리라.
이 책은 한국의 대표적 기업 중의 하나인 삼성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책 제목이 마치 삼성이 다른 기업보다 뛰어나거나 우수하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삼성이 더 나은 것이 아니라 삼성이 다른 기업과는 다르다고 해야 할 것이다. 삼성 스타일이 맞는 사람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뜻이다.
요즘 대기업에 입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대학 입학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에 까다로운 입사 관문을 거친다. 입사하면 주위의 부러운 시선과 함께 축하를 받는다.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학원에 해외연수까지 투자하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은 분위기다.
그렇다고 대기업에만 입사하면 ‘만사형통’인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그건 공기업에 입사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에 들어가도 일에 적응하지 못해 불과 1, 2년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 입사에 못지않게 어려운 것은 얼마나 잘 적응하는가이다. 직장은 학교와는 전혀 딴판이다. 학교에서는 공부 성적만으로 평가하지만 직장에는 여러 가지 평가 기준이 있다. 학교에 적응하는 것보다 직장에서 적응하는 것이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학교에 가기 전에는 그 학교에 적응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지만 새내기 직장인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입사를 앞둔 새내기 직장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직장을 먼저 경험한 선배 사원이 후배에게 저녁 식사를 하면서 말할 수 있는 내용들이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다. 직장에서 자신에게 때론 충고하고 질책도 하는 멘터 같은 선배가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 아닐까.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입사하는 것보다 입사한 뒤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일을 배우고 잘 적응하는 것이 개인에게나 기업에나 더 좋은 경우도 많다. 꼭 대기업에 들어갔다고 해서 출세와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실력을 키우기 좋은 직장에서 열심히 실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에는 자동차 철강 컴퓨터 같은 특정 산업과 특정 기업에 관한 책이 많다. 어떤 기업에 입사하려고 하거나 상담을 할 경우에 상대 기업이 어떤가를 알 수 있는 정보가 담겨 있는 것이다. 국내에는 특정 기업을 거론하는 책이 그리 많지 않다. 아마도 자신이 근무했던 직장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금기시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이해관계를 떠나 객관적인 입장을 지키면서 기업에 관한 책을 쓰는 것은 보람 있는 일이다.
하지만 억지로 삼성 스타일에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저녁 식사도 못할 정도로 힘들게 일하는 것이 자신에게 맞지 않다고 해서 실망할 일은 아니다. 직장에서의 성공은 얼마나 일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 ‘로우’(캘리 레슬러, 조디 톰프슨 지음·민음인)라는 책은 재미있게 일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스마트워킹’(마르쿠스 알베르스 지음·비즈니스맵)은 첨단 네트워크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하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입사원들이 읽어볼 만한 안내서가 많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일하는 뇌 생생한 사례로 배우는 직장인 뇌 훈련법 데이비드 록 지음·이경아 옮김 370쪽·1만3800원·랜덤하우스
아침에 출근해 e메일을 열어보니 답장해야 할 것이 산더미다. 일일이 답장하는 데만 오전이 다 가고 그동안 상사는 회의 아이템을 독촉한다. 약속 장소로 가려면 서둘러야 하는데 발표 준비는 완벽하지 않다.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겪는 괴로운 일상이다.
수년간 업무 성과에 뇌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저자가 ‘사무실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뇌 훈련법을 제시한다. 직장인이 마주할 수 있는 문제를 ‘100만 가지 업무’ ‘어려운 감정 조절’ ‘변화가 절실할 때’ ‘눈치 없는 동료’ 등 14가지로 분류했다.
책은 누구나 겪어봄 직한 사례를 먼저 소개해 공감을 이끌어낸다. 예를 들면 여러 일에 치이는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뇌는 정신적인 일에는 한 번에 한 가지만 집중할 수 있다’는 비밀을 알려준다. 또 ‘멀티태스킹을 할 땐 적극적 사고가 필요한 일과 이미 몸에 익어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묶어서 하라’와 같은 해결 방법도 제시한다. ■ 소셜 크리에이티브 소셜 마케팅 성공조건은 유익성과 재미 황성욱, DDB 코리아 지음 280쪽·1만4000원·마젤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마케팅에 대해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트위터 RT를 하면 기프티콘을 주고 페이스북 팬으로 등록하면 경품을 주는 식의 ‘과거식’ 마케팅으로는 유행이 지나면 SNS를 ‘스팸’으로 만들 뿐이다.
반면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설치하고 사람들이 그 위에서 달린 만큼 유니세프에 기부하도록 한 ‘기부 러닝머신 캠페인’, 게임기 같은 빈병 수거함을 설치해 ‘친환경도 재미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자동차회사 등은 단지 SNS만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 콘텐츠가 강했기에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참여한 것이다.
이 책은 ‘SNS를 사람을 움직이는 수단으로 사용해야 진정한 소셜 마케팅이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관성’ ‘유익성’ ‘재미’ 등 소셜 마케팅의 콘텐츠가 갖춰야 할 조건들과 미국 영국 스웨덴 호주 콜롬비아 등 세계 각국에서 전개된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