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Golf]황금콤비 지도자 “대표선수들 모두 자식보다 귀한 내 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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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7일 03시 00분


■ 강형모 총감독 - 한연희 감독

그들은 필드의 황금 콤비로 불린다. 강형모 대한 골프협회 선수강화위원장(왼쪽)과 한연희 골프 대표팀 감독. 이들은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골프가 2회 연속 금메달 4개를 휩쓰는 데 힘을 합쳤다. 21일 금의환향한 뒤 포즈를 취한 강 위원장과 한 감독.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그들은 필드의 황금 콤비로 불린다. 강형모 대한 골프협회 선수강화위원장(왼쪽)과 한연희 골프 대표팀 감독. 이들은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골프가 2회 연속 금메달 4개를 휩쓰는 데 힘을 합쳤다. 21일 금의환향한 뒤 포즈를 취한 강 위원장과 한 감독.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러다 병무청에서 조사받는 거 아닐까요.”

4년 동안 8명이 그들의 손을 거쳐 병역 면제를 받았다. 이쯤 되면 특급 브로커로 불릴 만하다. 광저우 아시아경기 한국 골프대표팀 강형모 총감독(54)과 한연희 감독(50) 얘기다. 이들은 남녀 골프에 걸린 금메달 4개를 독식하는 데 힘을 모았다. 4년 전 도하 대회에서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한 데 이어 2회 연속 아시아 최강을 지키는 기쁨을 나눴다.

강 총감독은 대전 유성CC 회장으로 대한골프협회 선수강화위원장을 맡고 있다. 넓은 인맥을 앞세워 선수단의 고충을 해결했다. 마땅한 훈련 장소를 찾는 데 애를 먹을 때는 골프장 섭외에 나섰다. 30년 넘는 구력에 핸디캡 3의 고수로 선수들에게 족집게 교습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대회에는 총감독 직책을 맡아 선수촌에서 선수단과 동고동락했다.

한 감독은 최초의 경기인 출신 대표팀 감독으로 최광수 신용진 등과 1988년 한국프로골프협회 프로 테스트에 합격했다. 고질인 허리 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제주 오라CC 헤드 프로로 7년 동안 일하다 지도자로 변신해 선수 때 인연을 맺지 못한 우승의 꿈을 이루고 있다. 선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도를 중시한다.

아시아경기에서의 성공 비결에 대해 강 총감독과 한 감독은 “뚜렷한 목표의식을 지닌 훌륭한 선수들을 만난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강 총감독은 “선수와 부모의 열정과 대한골프협회의 대표선수 육성 시스템이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분석했다. 협회는 잡음을 없애기 위해 엄격한 선발 절차에 따라 초등부부터 대학부까지 남녀 31명씩 62명의 상비군을 운영하고 있다. 남자는 4차례, 여자는 3차례 선발전 결과와 국내 주요 대회 성적에 따라 최고 실력을 갖춘 선수를 엄선했다. 강 총감독과 한 감독은 무엇보다 팀워크를 강조했다. “골프가 개인 종목이긴 해도 단체전이 있는 만큼 어린 선수들이 마음을 뭉칠 수 있도록 동료의식과 희생정신을 자주 주문했어요.”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김경태, 김도훈, 유소연, 최혜용 등은 프로무대에서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그런 선수들을 볼 때 보람이 크다. 이들은 연간 150일에 이르는 대표팀 합숙훈련과 국내외 대회 출전 등으로 집에서 잠을 잔 날이 1년에 100일이 채 안 된다.

2014년에는 인천에서 아시아경기가 열리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 한국 골프는 4년 후 안방에서 정상을 지킨 뒤 올림픽을 제패하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착실하게 대비해야 한다. ‘황금 콤비’로 이름을 날린 이들의 역할이 벌써부터 비중 있게 떠올랐다. 이 얘기를 꺼냈더니 강 총감독과 한 감독은 손사래부터 친다. “아이고, 집에서 쫓겨날 일 있나요. 일단 좀 쉬고 싶은데 벌써부터 일이 쏟아지네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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