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부동산정보업체, 백화점 등이 주관하는 2011년 주택시장 전망 관련 세미나가 연이어 개최되고 있어 관심이 높다. 이처럼 내년 주택시장에 관심이 큰 이유는 올해 경기회복 기조와는 달리 주택가격의 약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올해 3월 23일 산은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주택가격 적정성 분석’ 보고서는 한국의 가계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Price to Income Ratio)이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발표한 바 있다. 주택가격이 미국이나 일본의 부동산 경기가 정점일 때보다 더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버블 붕괴가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택시장 바닥론과 함께 장기 침체기에 진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소비자들은 혼돈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다. 2011년 주택시장의 향방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올해 주택시장의 특징을 살펴보면 내년 주택시장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주택시장은 첫째, 전체 주택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지방보다는 수도권의 거래량 감소 폭이 더 컸다. 둘째, 지역에 관계없이 전세시장의 강세가 지속됐다. 셋째, 올해 8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10만3981채로 2009년 12월(12만3297채) 대비 15.7% 감소했다. 그러나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2만5667채에서 2만8152채로 9.7% 증가했다. 넷째, 지역 및 규모별 가격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수도권은 가격 하락세가 뚜렷한 반면에 부산 대전 등 일부 지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다섯째, 수도권 입주 물량이 집중됐다. 2007년 말 분양가 상한제 회피 물량으로 올해 수도권에서 입주예정 물량은 17만3048채였다. 특히 경기 고양, 용인, 파주, 남양주, 광명 등은 각각 1만 채 이상 입주하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주택시장이 바닥을 탈출했다는 시그널은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량 증가가 동반되어야 한다. 최근 4년간(2006∼2009년) 10월 기준 평균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거래량 감소 폭이 크기 때문에 상승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2011년 주택시장의 상승요인은 △수급 불균형 △단기 유동성 과다 △전세금 상승 △바닥론 등이며 하락요인은 △가계부채 부담 △금리 인상 △주택가격의 추가하락 가능성 등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최근 서울 강남 3구를 중심으로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버블세븐 지역의 경매 낙찰가율이 3개월째 올라 11월(1∼15일) 들어 79.34%를 기록하는 등 주택시장이 서서히 개선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011년 주택시장에서 주목할 요인은 입주물량 감소와 전세금의 강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1년에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18만8727채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입주 예정 물량(30만401채)보다 37%, 최근 10년간의 연평균 입주 물량(31만3949채)보다는 40% 정도 적은 것이다. 수도권에선 10만8343채로 올해(17만1153채)보다 37% 줄어든다.
아파트시장 전망에 대한 논란이 많은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은 주택을 매입할 것인지, 전세를 연장할 것인지 고민이 많은 시점이다. 서울지역은 주택시장 침체로 관리처분을 마친 재건축, 재개발이 상당 부분 미착공 상태다.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입주물량에 비해 멸실되는 주택이 훨씬 많기 때문에 매매가와 전세금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소비자 시각에서는 종잣돈이 있는 경우 전세보다는 주택 구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초반처럼 주택가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긴 힘들겠지만 도심 내 중소형 아파트는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점에서는 눈높이를 낮춰 평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본인의 연간 소득 등에 비춰 너무 무리한 대출은 피해야 한다. 적절한 대출금액은 일반적으로 주택가격의 30%, 매월 부담하는 대출이자는 월 소득금액의 30% 이내가 적당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