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코리아 파워]호찌민-하노이 등 도시 리디자인… 베트남의 스카이라인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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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30일 03시 00분


빌딩-주거단지 속속 수주… 어딜가나 낯익은 금호로고
장학재단-문화예술 후원… 사랑의 집짓기 등 사회공헌에도 앞장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인 호찌민에 가면 도심 한복판에서 낯익은 글자를 볼 수 있다. 빨간색 윙마크로 대표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로고가 금호건설이 짓고 있는 도심복합건물 ‘타임스퀘어’ 현장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기옥 금호건설 사장은 “금호건설이 베트남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있다”며 “이러한 성과는 오래전부터 닦아온 베트남과의 유대관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 금호건설, 베트남을 RE-디자인하다


금호건설이 짓고 있는 ‘타임스퀘어’는 2009년 4월 착공해 2012년 4월 완공 예정이며 총 1억1300만 달러(약 1300억 원) 규모다. 지하 3층, 지상 40층, 총건축면적 8만7943m² 규모로 고급 도심복합건물로 지어지는데 아파트 108채, 5성급 호텔 315실 등 기타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최근 떠오르는 도시개발 개념인 ‘콤팩트시티(수직개발을 통해 직주근접으로 에너지 및 토지수요를 관리하는 에너지 절약형 도시개발계획)’가 적용돼 호찌민 경제활동의 주요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 사장은 “전 세계가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베트남은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대규모의 오피스 및 호텔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 사장의 자신감은 금호건설이 이미 호찌민에 건설한 ‘금호아시아나플라자’ 덕분이다. 지난해 9월 준공한 ‘금호아시아나플라자’는 호텔 및 사무실 용도로 사용되며 3개동 32층짜리 복합건물이다. 그는 “준공에서 운영까지 성공적으로 이어가는 덕분에 베트남에서 금호건설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이를 기반으로 베트남 지역에서 사업을 확대해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금호건설은 호찌민에서 타임스퀘어 이외에도 총 752채 규모의 주거단지인 ‘선라이즈 시티’ 프로젝트를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호찌민뿐 만아니라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도 진출했다. 금호건설은 최근 하노이 중심업무지구인 랑하 거리에 들어서는 ‘낑박 하노이 타워’공사를 따내 공사를 준비 중이다. 기 사장은 “기존에 호찌민에 집중되어 있던 역량을 다변화하여 베트남 전 지역에 금호건설의 가치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이로써 베트남 건설 수주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다낭, 냐짱 등 베트남 주요 도시로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토목,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아름다운 기업 DNA’를 이식하는 ‘전도사’



금호건설이 베트남에서 잇단 수주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지난 공사에서 보여준 세심한 배려 덕분이다. 금호건설은 2006년 10월 금호아시아나플라자 공사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공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지 언론으로부터 ‘선진 건설문화의 전도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선 베트남 문화와 금호아시아나를 상징하는 각종 아이콘을 사용해 자칫 도시 미관을 해칠 수 있는 공사현장 펜스를 아름답게 꾸미는 세심함을 보였다. 현장을 드나드는 덤프트럭의 타이어를 청결하게 세척해 주는 세륜기도 기존 베트남 건설 현장에서는 낯선 모습이었다. 기 사장은 “펜스 주위에 화단까지 조성할 정도로 최대한 현지 문화와 근로자들을 존중하고자 했다”며 “예전과 다른 건설 현장 분위기에 베트남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선진 건축시공기술 및 안전관리 노하우 전수를 통해 베트남 건설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공사 현장 이외에도 베트남 사람들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지속적인 힘을 쏟고 있다. 기 사장은 “장학재단사업, 사랑의 집짓기 운동 등을 통해 베트남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며 “금호건설에 대한 긍정적 사고는 결국 수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베트남 인재 양성을 위해 매년 베트남 대학생을 대상으로장학사업 및 문화·예술 사업 후원을 하고 있으며, 매년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해 학생들에게 한국 연수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등 메세나 활동과 문화교류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또 베트남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집을 지어주는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기 사장의 해외사업 철학에서 비롯됐다. 그는 “해외사업은 상대방과 상호 신뢰를 가지고 진정한 파트너십을 이뤄낼 수 있느냐가 가장 큰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익 창출에 국한하지 않고 선진 건설문화 전파와 사회공헌활동을 먼저 펼쳤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 사장은 베트남에서 이뤄낸 파트너십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국내 주택시장이 당분간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여 건설사들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베트남에서 일궈낸 파트너십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세워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해외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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