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에서 퇴출되는 기업의 수가 100개를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도입된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가 본격화하고 회계감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상장 폐지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20개, 코스닥시장 72개 등 모두 92개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기업의 퇴출이 가장 많았던 해는 1999년 89개사로 올해는 벌써 이를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새로 쓰게 됐다. 1999년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계기업이 속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53개, 코스닥시장에서 36개 기업이 상장폐지됐다.
정리매매에 들어간 기업 2곳과 실질심사위원회나 상장위원회를 거쳐 퇴출 여부가 최종 결정될 7곳을 포함하면 올해 중 상장 폐지될 기업은 최대 101개로 사상 처음으로 1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특히 코스닥시장 상장회사의 퇴출이 많아 퇴출된 상장사 4곳 중 3곳이 코스닥 상장기업이었다. 올해를 빼고 역대 최대였던 1999년 36개의 두 배인 72개사로 늘었다.
회계법인의 감사가 한층 엄격해지면서 한때 시가총액이 6000억 원을 넘어서며 코스닥시장 내 13위권이었던 네오세미테크 같은 대형 종목을 비롯해 총 19개 기업이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대열에 들어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8개 종목이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됐다. 이 때문에 결산보고서를 제출해야 할 때가 되면 투자자들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공시를 기다렸고 결산 시즌에는 각종 ‘카더라’ 소문이 난무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2월 도입된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도 한계기업들의 퇴출에 힘을 보탰다. 이 제도는 매출, 이익 등 형식적으로는 퇴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기업이라도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회에서 상장유지에 부적합한 기업으로 판정하면 퇴출되는 제도다. 기업들이 제출한 자료를 은행 잔액까지 확인할 정도로 치밀하게 점검하기 때문에 퇴출되는 기업이 늘어 지난해 16개사에 이어 올해만 26개사가 실질심사제도로 퇴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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