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전기전자(IT) 업종이 줄곧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 등 본격적인 쇼핑 시즌에 접어든 미국의 연말특수 등으로 증시에서 한동안 소외됐던 IT 업종이 다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긴축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중국의 영향으로 기계, 철강, 화학주들은 주춤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IT 업종지수는 1.92% 오르면서 전주(4.44%)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피가 6.26포인트(0.3%) 떨어진 29일에도 0.1%로 소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2년간 부진했던 미국의 연말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IT주의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연말쇼핑은 전체 연휴 소비의 80%, 연간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미국 소매업체들의 매출은 전년보다 2.30% 증가한 4471억 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말특수의 정상화는 IT 업종의 턴어라운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소비자의 구매선호 리스트에 의류와 장난감에 이어 IT 제품이 3위에 올라 IT 기업의 매출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진단했다.
IT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분기 이후 글로벌 IT 업황 부진으로 주가가 많이 내려간 상황에서 IT 경기가 회복될 경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는 저평가 메리트를 근간으로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이 동시에 유입되고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IT의 주도주 부상을 점치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경기가 본격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어 소비심리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 현재 IT주 상승은 기존 주도주와의 간격을 좁히는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블랙 프라이데이 등 이벤트를 앞둔 선취매로 IT가 급등한 측면이 있다”며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은 될 수 있지만 기존 주도주를 제치고 부상할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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