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2월 1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북한이 지난달 23일 연평도를 포격 도발한 지 8일이 지났지만 북한의 위협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북한 소식에 따라 금융시장이 출렁거리는 현상도 반복되고 있는데요, 경제부 하임숙 기자와 함께 북한 도발이 국내 금융시장에 끼친 영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박 앵커) 북한의 포격이 있던 날은 국내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지 않았죠?
(하임숙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시각은 23일 오후 2시34분경이었지만 포격 사실이 알려진 건 3시 무렵이었습니다. 그 때는 국내 증권시장, 외환시장이 모두 문을 닫은 시간이라 당일 주가지수나 원-달러 환율에는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다만 24시간 열리는 역외 외환시장과 오후 3시15분에 마감된 선물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환율은 큰 폭으로 오르고 선물은 급락했지요. 한국의 신용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신용부도스와프, 약자로 CDS라는 게 있는데요, 신용위험만을 분리해서 사고파는 신종 파생금융상품입니다. 그런데 이 CDS 프리미엄이 크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CDS프리미엄이 치솟았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한국의 신용위험도가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고 평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 앵커) 그럼 다음날부턴 어땠습니까.
(하 기자) 24일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5.02포인트, 약 2.33% 떨어진 채 출발했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장 초반에는 37.5원, 약 3.3%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금융시장은 급속도로 안정을 찾았습니다. 주식시장은 개장 10분 뒤에는 하락폭을 29포인트로 줄이면서 1,900선으로 올라선 뒤 등락을 반복하다가 오후 3시에는 전날보다 겨우 3포인트 가량 떨어진 1,925선에 장을 마쳤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점차 상승폭을 줄이더니 전날보다 4.80원, 즉 0.42% 오른 1142원대로 끝났습니다. 채권금리는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해외 금융시장은 어땠습니까?
(하 기자) 북한의 도발 소식이 전해진 뒤 바로 열린 유럽증시는 주요 국가들의 지수가 1~2% 가량 떨어졌습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10시 반에 열리는 미국 증시도 폭락했는데요, 당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42.21포인트, 무려 1.27%나 하락해서 11,036선에 마감했습니다. 당시 아일랜드의 재정위기와 미국 FRB 즉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진 가운데 북한의 무력도발 소식이 걱정꺼리를 하나 더 얹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불안감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마련인데요. 대표적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금과 달러값이 급등하고 반대로 실물자산인 유가가 하락했습니다.
(구 앵커) 국내와 해외 금융시장이 반대로 반응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하 기자) 그동안 한국에서는 북한의 위협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연평해전, 대포동 미사일 발사, 핵실험에 이르기까지 북한은 무력도발이나 그에 준하는 도발을 여러 차례 일으켰지만 모두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고 일시적 위협으로 끝났습니다. 이 같은 '학습효과'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번 도발도 일시적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기대를 한 것 같습니다. 또 그동안 국내 주가를 올리고 환율을 떨어뜨리는 원동력이 됐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북한의 도발 이후에도 크게 빠져나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S&P나 무디스같은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이번 도발이 한국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점도 도움이 됐습니다.
(박 앵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하 기자) 북한은 추가도발 위협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안정세를 찾는 듯하던 금융시장이 26일과 29일에 출렁이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안정여부는 북한의 위협이 얼마나 오래 가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에 대해 한국 정부가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고, 한반도를 둘러싼 두 거대 세력인 미국과 중국의 합의가 조만간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어떻게 출렁일지 장담할 수 없다고 봅니다. 더구나 유럽에서는 아일랜드 문제가 봉합수순으로 가니까 스페인 위기설이 나오고 있고 미국 경기도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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