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플레이션’ 세계경제 덮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3일 03시 00분


11월 소비자물가 5% 상승 전망… 수출 가격도 들썩
세계에 ‘인플레이션 수출’ 가능성… 한국 타격 우려

최근 중국의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글로벌 경제를 흔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지리적으로 중국에 가깝고 경제적 연관성이 높은 한국이 미국 등 선진국보다 ‘차이나플레이션(차이나+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2일 국제금융센터와 중국국제금융공사 등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로 4개월 연속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3%를 넘어섰다. 특히 11월에는 물가상승률이 5% 내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물가가 치솟는 이유는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식료품 가격상승 때문이다. 생산자물가도 10월에는 상승세로 전환됐고 기업의 원자재 구입단가지수도 108.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10월 물가상승률이 25개월 만에 최고치였고 11월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이나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나플레이션 확산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중국 내 물가인상이 임금인상을 부르고 제조원가가 상승하면서 수출품의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 또 중국이 물가인상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위안화가 절상 압력을 받게 되고 이 역시 달러로 표시된 중국 제품의 수출 물가를 올리는 효과를 내게 된다. 중국의 수출 물가가 상승하면 이를 수입하는 다른 나라의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이것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치는 식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연구위원은 “세계 교역시장에서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중국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을 수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7년 기준 12.5%로 이미 미국(11.9%)을 따돌렸다. 특히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워 중국의 수출품 가격에서 물류비보다 생산단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차이나플레이션의 위험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 또 브라질 같은 대체 생산지가 없기 때문에 받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절대 우위를 가진 전자제품 등은 인플레이션 수출효과가 크지만 노동집약적 상품은 대체 생산지가 많기 때문에 영향력이 적을 것”이라며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얼마만큼 다른 나라에 영향을 줄지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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