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순방에 증권가의 ‘국제통’으로 꼽히는 두 최고경영자(CEO)가 동행하기로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그 주인공으로 두 사장은 9일 출국해 한-말레이시아 비즈니스포럼 등 양국 간 공식 일정에 참석한다. 이번 순방에 은행장 등을 비롯한 다른 금융권 인사들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두 증권사 수장의 참석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슬람교 국가인 이들 국가와의 경제협력 강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높은 금융투자회사들이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이 대통령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원전 및 방위산업 협력이 논의되는 만큼 관련 사업 진행에서 증권사들이 자금조달 등 일정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은 “마켓 리서치와 함께 현지 금융기관,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증권가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이슬람채권(수쿠크) 발행에 앞장서 왔기 때문에 국회의 수쿠크 면세 혜택 결정과 맞물려 본격적인 이슬람 자금 유치를 위한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3일 이슬람채권에 과세특례를 부여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국내 기업이 해외법인을 통해 이슬람채권을 발행할 경우 법인세와 취득·등록세, 부가세를 면제받게 된다. 유 사장은 “법이 통과돼 수쿠크채권 발행의 길이 열렸지만 정부가 모범을 보여야 민간 기업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장은 국내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꼽힐 만큼 국제 업무 경험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임 사장은 국내외 금융투자 회사를 두루 거치며 투자은행(IB) 업무에서 폭넓은 식견을 쌓았다. 대우증권 부임 전 도이치은행 아시아글로벌기업금융 부회장, 도이치증권 한국부회장 등을 거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유 사장은 대우증권 런던 현지법인 부사장 등을 지내며 국제영업 경력을 쌓았으며, 한국투자증권에서도 ‘금융실크로드’ 전략을 제시하며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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