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골프의 영건 김비오(20)는 2008년부터 온라인게임 업체인 넥슨의 후원을 받으면서 ‘NEXON’이 새겨진 모자를 쓰고 다녔다. 지원 초창기만 해도 대회에 나가면 동료 선수들로부터 “어떤 회사냐”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타이어 회사(넥센)로 아는 분들이 많았다”는 게 김비오의 얘기.
요즘 김비오는 그런 질문을 들어본 기억이 가물가물해졌다. 올 시즌 자신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넥슨의 지명도까지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비오뿐 아니라 넥슨의 골프 장학사업으로 인연을 맺었던 김도훈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비오는 올해 한국프로골프투어(KPGT)에 데뷔해 1승을 거두며 대상과 신인상, 평균타수에서 3관왕에 올랐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데 이어 7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도 합격했다. 내년 PGA투어에서 역대 최연소 한국인 골퍼로 뛰게 된 것이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김도훈은 지난해 KPGT 신인상을 받은 뒤 올해 일본투어에서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내며 주목받았다. 국내 최고의 신인에 오른 뒤 해외로 눈을 돌린 김비오와 김도훈이 넥슨 골프 마케팅의 쌍끌이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703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넥슨은 여자 프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국내 남자 프로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골프 선수 후원과 인연을 맺었다. 넥슨은 전 세계 70개국에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어 김비오와 김도훈이 해외에서도 홍보대사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영호 넥슨 홍보팀장은 “온라인게임을 접하지 않는 연령대에 넥슨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시장 공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방가구업체 넵스가 메인스폰서인 양수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시즌 2승을 앞세워 열띤 상금왕 경쟁을 펼치며 2위에 올랐다. 양수진은 8일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인기상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넵스는 골프 대회 개최와 선수 후원으로 회사 인지도 제고에 효과를 톡톡히 봤다.
17명의 여자 프로를 후원하는 인해전술을 펼친 하이마트는 이보미가 시즌 3승으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골프 여왕을 꿈꾸던 유소연이 1승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하이마트 출신인 안선주가 일본투어 상금왕, 신지애는 세계 랭킹 1위로 시즌을 마감해 골프 사관학교의 명성은 유지했다.
2승을 거둔 선수가 1명도 없을 만큼 춘추전국시대였던 국내 남자프로골프에서 삼화저축은행은 후반기 3개 대회에서 소속 프로 김대섭, 강경남, 김위중이 우승을 휩쓰는 성과를 올려 은행 신뢰도 향상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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