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미국 3국의 통화정책이 따로 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현 2.5%에서 동결했다. 시장에서 금리동결을 예상했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경기와 물가, 여기에 환율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필자는 내년 상반기에 두 차례 정도의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정책금리는 3%에 도달할 것인데, 통화긴축보다는 금리정상화에 가깝다. 3% 수준에서 금리인상이 마무리된다면 이례적인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된다는 의미다.
중국 런민은행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말에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는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며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했다. 28개월 만의 최고치다. 식품가격 상승률은 무려 11.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발표를 앞두고 런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50bp 인상했다. 올해 들어 6번째 인상이다. 이처럼 공격적인 유동성 흡수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물가관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근로자의 최저임금 인상, 주택가격 상승, 농산물 가격 급등과 수입물가 상승 등 일련의 환경이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내년 1분기까지 소비자물가는 4%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런민은행의 정책 행보가 빨라질 수 있다.
중국과 달리 미국은 물가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차 양적완화정책을 펼치는 이유도 물가하락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금융위기 이후 일련의 경기부양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이 경우 자칫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기에 FRB는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통화팽창정책을 펼치고 있다. FRB의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경제지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본격 회복을 장담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 투자, 고용,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흐름이 확인되기까지 FRB는 통화팽창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출구전략은 2012년에나 가능할 것 같다.
이를 종합해 보면 한국은 금리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중국은 공격적인 통화긴축으로 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반대편에서 통화팽창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3개국 통화정책이 개별 사정에 따라 180도 달라지고 있는데 주식시장에 미치는 시사점이 중요하다. 첫째, 포괄적인 측면에서 유동성 여건은 양호하다. 둘째, 상대적으로 미국발 모멘텀이 주식시장에 부각될 것이다. 셋째, 아시아 통화는 달러 대비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시장 내부적으론 업종별 우선순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사회생하는 업종에선 IT와 은행업종이 선발주자로 나서고 있다. 자산 인플레이션 환경에 대한 기대로 증권과 건설업종도 탄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내년 포트폴리오를 고민한다면 이들 업종의 대표주자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해야 한다. 이번 주 경제지표에선 미국의 11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및 중국의 11월 통화증가율과 금융기관 대출규모를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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