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이마트, 국산 초밥로봇 들여온 까닭은…

최근 최병렬 신세계 이마트 대표의 인터뷰 기사에서 최 대표가 점장 시절 일본 음식 만화인 ‘미스터 초밥왕’을 읽은 것을 계기로 이마트 생선초밥(스시) 코너를 개선한 일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10여 년 전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대형마트 생선초밥 코너가 최 대표의 적극적인 품질 개선에 힘입어 이마트의 ‘명물’로 떠올랐다는 이야기도 함께 썼습니다.

▶본보 4일자 B4면 참조 [CEO의 일과 삶]최병렬 이마트 대표

그런 최 대표가 최근 국산 ‘초밥 로봇’(사진)을 이마트 매장에 새로 들여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마트 성수점에서 판매하는 생선초밥은 로봇이 만든 초밥에 전문 요리사가 생선을 올려 만들고 있습니다. 로봇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전자레인지를 세워 놓은 정도의 크기인 사각형 기계입니다. 사람이 손에 쥐고 만드는 것처럼 적당한 압력으로 초밥을 빚어내는 기계죠. 물론 조리실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실제로 소비자들이 볼 수는 없습니다.

사실 대량으로 생선초밥을 빚어야 하는 대형마트에 이런 기계가 설치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일본산 기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인의 구미에 맞는 초밥이 만들어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생선초밥이 일본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기는 하지만 한국인과 일본인의 기호는 차이가 있습니다. 크기 차이지요.

이마트의 설문 조사 결과 “초밥이 너무 커서 먹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전국의 유명한 초밥집을 두루 찾아가며 연구해 본 이마트 박장대 MD(상품기획자)의 의견도 같았습니다.

일본인이 선호하는 크기는 약 16g인 데 비해 한국인은 12g 정도가 적당하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초밥을 만드는 일본산 기계를 찾기가 쉽지 않았지요. 마침 한 중소기업이 초밥 기계 제작 기술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작은 크기로 빚을 수 있는 기계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초밥 사이에 공기가 잘 통하게 해 식감을 높인 점도 특징입니다.

이 기계가 ‘까다로운’ 최 대표의 입맛 검증을 통과해 이마트에 등장한 것입니다. 이마트 측은 “소비자 반응이 좋으면 다른 점포에도 설치하겠다”는군요.

주성원 산업부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