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춤추게 하는 ‘펀경영’ 아이디어 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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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4일 03시 00분


■ 기업들의 ‘일터경영’ 실태

대웅제약 직원들이 회사에서 주최한 펀&조이 콘서트에서 인기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 대웅제약
대웅제약 직원들이 회사에서 주최한 펀&조이 콘서트에서 인기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 대웅제약
대웅제약은 5월 각 팀의 목표를 회사의 다른 구성원 앞에서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자칫 업무보고처럼 굳은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도 있지만 대웅제약은 ‘팀 비전 콘테스트(Team Vision Contest)’라는 이름으로 형식을 바꿨다. 지루한 파워포인트 발표 대신 창의적 아이디어로 재미있는 발표를 한 팀에는 상품도 내걸었다. 대상은 당시 인기 드라마 ‘추노’를 패러디해 발표한 팀에 돌아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일에서도 재미를 추구하는 기업문화가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 성장의 핵심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미있고 즐거운 일터’를 만드는 ‘펀(Fun) 경영’이 진화하고 있다. 일하는 데 유머를 접목할 뿐 아니라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를 낼 별도 조직을 운영하기도 하고 사내에 놀이공간이나 안마방 등을 갖추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 ‘즐거운 일터’ 목표로 별도 조직

웅진코웨이는 올해부터 ‘신기나라 운동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와 입사 3년차 미만 사원 8명으로 구성된 CEO 직속 조직이다. 이들은 매월 정례회의를 통해 ‘신나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논의한다. 이들은 요즘 올 종무식을 합창대회로 하자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각 팀에는 연습경비로 150만 원씩 지원했고, 우승팀에는 ‘전원 해외여행’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다.

유니베라도 ‘꿈을 함께하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영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은 ‘행복 데이’. 이날은 직원들이 DJ가 돼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회사 밖에서 하루를 놀면서 얼마나 재밌게 보냈는지에 따라 상도 준다. 올해도 이달 30일을 행복 데이로 정해 영보드에서 구체적인 주제를 논의하고 있다.

이 밖에 SK커뮤니케이션은 ‘놀이터 같은 일터’를 지향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업문화팀’을, LG디스플레이도 ‘감동이 넘치는 직장을 만들자’는 목표로 전담조직인 ‘즐거운 직장팀’을 운영하고 있다.

○ 직장에 놀이 공간, 안마방…

직원들에게 즐거운 직장이 될 수 있도록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제일기획은 올해 창립기념식을 ‘라디오 쇼’를 주제로 치렀다. 인기 개그맨 정찬우 김태균 씨에게 사회를 맡겨 직원들의 재미있는 사연을 공개하고 신입사원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져 ‘즐기는’ 창립기념식으로 꾸몄다. 1월 열린 신입사원 입사식은 놀이공원에 가는 것에 비유해 ‘제일랜드’ 입사식으로 진행했다. 이는 회사가 지루한 일터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즐겁게 표출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행사라고 제일기획은 설명했다.

회사 안에 놀이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포스코는 임직원들의 창의력 발전을 위해 ‘포레카’라는 놀이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직원들은 휴식과 놀이, 학습을 할 수 있다. 포스코는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이용하도록 직원들에게 별도의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몸이 건강해야 일의 능률이 높아진다는 생각으로 업무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안마방을 회사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김익성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인사조직본부장은 “‘고객 만족’에 비해 ‘직원 만족’은 상대적으로 등한시됐던 부분이었다”며 “펀 경영은 직원들을 자발적,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업무 몰입도를 높여 경영 실적에도 긍정적인 성과를 낸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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