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 DHL, TNT 등 글로벌 특송회사의 한국지사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한국인으로 임명됐다. 회사별로 과거 한국인이 CEO를 맡은 시기가 있긴 하지만 3개사에서 동시에 한국인이 CEO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전부 한국인 CEO 임명은 처음
3개사 가운데 가장 먼저 한국인 CEO를 임명한 회사는 TNT. 유럽 특송시장 강자인 TNT는 1983년 한국지사를 설립했고 2006년 5월 TNT코리아 사장으로 김종철 씨(53)를 선임했다. 김 사장은 1993년 TNT에 입사해 대표에 오르기까지 13년을 TNT에서만 보낸 인물.
이어 페덱스가 2006년 8월 한국지사 사장으로 채은미 씨(48·여)를 임명해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 특송시장 점유율 1위인 페덱스가 1999년 한국지사를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인을 대표로 임명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 특송회사를 통틀어 드문 여성 CEO였기 때문. 채 대표는 1991년부터 페덱스 근무를 시작해 북태평양 인사관리 총괄 상무이사를 지냈다.
DHL코리아 한병구 사장최근에 한국인 CEO를 임명한 회사는 DHL. 이 회사는 올해 7월에 DHL익스프레스코리아의 CEO로 한병구 씨(53)를 선임했다. 한 대표는 굿이어 한국법인 상무와 태국법인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한 대표가 DHL코리아 사장으로 오면서 글로벌 특송회사의 한국지사 중 주요 세 군데 모두 한국인이 CEO를 맡게 됐다.
○ “한국 특송시장, 본사에서도 주목”
이에 대해 특송업계에서는 한국 특송시장 수준이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에 육박했다는 증거라고 보고 있다. DHL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특송회사는 모두 한국지사 설립 초창기에는 외국인 CEO를 임명했다”며 “특송업 자체를 한국에 정착시키고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하도록 하는 일이 시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NT코리아 김종철 사장그러나 최근 한국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배우는 것을 넘어서 글로벌 본사에서도 주목하는 새로운 시장으로 급성장했다는 것.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한국 특송시장은 2008년 12.6%, 2010년 11.0% 등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특송시장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TNT코리아 관계자는 “내년에는 유럽 미국 등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성장도 예상된다”며 “또 인근 중국시장의 성장과 함께 동반 성장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업체들이 한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인 CEO 임명이라는 것이다.
페덱스코리아 관계자는 “국제 특송의 경우 기업고객이 많아 한국 기업문화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한다”며 “한국인 CEO들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요구에 더욱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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