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물가상승률이 심상치 않다. 최근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하면서 물가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지급준비율 인상이 이어지면서 정책 방향이 긴축으로 흐를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다소 지나친 면이 있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이 완만한 속도로 이루어지길 원하고 있다. 과거 일본이 플라자 합의 이후 선택했던 가파른 통화가치 절상 정책의 부작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 핫머니가 유입되고 이는 위안화와 자산 가격의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공격적으로 쓰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한두 차례의 금리 인상은 있겠으나 이보다는 식품 가격 인상 억제책, 매점매석 금지와 같은 방법을 통해 물가를 관리할 가능성이 높다.
긴축 우려가 완화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조정을 거친 중국 수혜주가 다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수많은 중국 수혜주 중에서 차별적인 실적을 보여 줄 기업을 선별하는 일이다.
글로벌 기업 중 중국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카르푸다. 카르푸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는 월마트의 뒤를 따르는 2위 업체이지만, 중국에서만큼은 월마트보다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카르푸의 성공 전략은 현지화와 카멜레온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경쟁사인 월마트는 미국 유통 시장 초창기의 경험을 그대로 적용해 가격인하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가격이 구매 의사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전략은 중국인들에게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반면 카르푸는 지역별 상황에 따라 다른 판매 방식을 채택했다. 예를 들어 위구르족이 많이 사는 우루무치 지역의 매장에서는 살아있는 양을 판매했다. 식품의 신선도에 민감한 광저우 지역에서는 신선 제품 공급을 가장 중요시했다. 중국인들은 한국의 수산시장과 같은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선호하는데 이에 맞춰 장어나 자라 등을 살아있는 상태로 전시했고 훈제 오리, 닭 등은 꼬치에 걸어 진열했다. 또한 셔틀버스를 운영해 고급화를 추구하는 한편 1위안짜리 제품을 전면에 배치해 고급화와 저가 공략을 병행하는 카멜레온 전략을 사용했다.
현지화 및 카멜레온 전략이 성공한 것은 카르푸만이 아니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상하이에 중국인만을 위한 단독 브랜드를 내놓고, 중국인 디자이너를 채용했다. 명품 브랜드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도 중국인들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단독 브랜드를 출시했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은 두 차례의 중국 기업 인수를 통해 현지화를 추구했다.
중국 수혜주 투자 시 현지화 및 카멜레온 전략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중에서도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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