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는 ‘30-30 클럽’이라는 말이 있다. 한 시즌 동안 30개의 홈런을 치고 도루를 30개 한 이른바 ‘호타준족’의 상징이다. 농구에도 전천후 슈터를 상징하는 말이 있다. 필드 슛 성공률 50%, 3점 슛 성공률 40%, 자유투 성공률 80%를 넘는 선수는 이 숫자의 합인 ‘170 클럽’에 가입했다고 말한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에도 상징적인 클럽이 있다. 한 해 동안 1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한 업체에 주어지는 ‘1만 대 클럽’이라는 호칭이 그것이다. 지난해까지 이 클럽에 가입한 업체는 혼다코리아 단 하나. ‘어코드’와 ‘CR-V’를 앞세운 혼다코리아는 2008년 1만2356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사상 처음으로 1만 대의 벽을 넘었다.
사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수입차 판매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당시 1만 대 판매는 꿈의 숫자에 가까웠다. 2003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팔린 전체 수입차는 고작 1만9481대. 당시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인 BMW의 연간 판매 대수도 5438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전체 수입차 판매량이 2006년 4만 대를 넘었고 2008년에는 6만 대를 돌파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총 8만2268대의 수입차가 국내에서 판매됐다. 2011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수입차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만 대 클럽’에 가입하는 업체들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달 30일을 기준으로 1만5432대를 팔아치운 BMW코리아와 1만4678대를 판매한 벤츠코리아가 8월에 ‘1만 대 클럽’에 가입했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348대가 모자라 1만 대의 벽을 넘지 못한 한을 풀었고 벤츠코리아는 지난해(8915대)보다 약 5000대 늘어난 판매고를 보이며 1만 대 클럽에 합류했다. 게다가 9333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코리아도 지금 추세라면 연말에는 1만 대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도요타 역시 렉서스 브랜드를 합쳐 계산할 경우 9067대를 팔아 막판 판매량에 따라서는 연말 1만 대 클럽에 가입할 수도 있다.
한편 내년에는 아우디코리아를 비롯해 1만 대 클럽에 가입하는 업체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체들이 총 50종 이상의 신차 출시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우고 있어 국내 수입차 브랜드의 점유율이 최대 1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가격 인하로 국산차와의 가격 차가 줄어들면서 30대를 비롯한 젊은 층에서 수입차 구매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라며 “5000만 원 이하의 다양한 차종의 등장으로 수입차 판매량은 내년에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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