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 “국민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한 적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국민과의 소통 없이 혼자만 해서는 효과가 없다는 뜻일 게다.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고 고소와 소송을 남발하는 요즘 국회를 보면서 소통이 문제라는 것을 절감한다. 왜 저렇게 싸우는 것일까. 우리도 가정이나 직장에서 수시로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때론 실망하고 때론 화를 내기도 한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아예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 상사에게 좌절하거나 자신이 전달하려고 하는 것을 오해하는 부하들을 보고 화가 난 적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단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상대방을 납득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애덤 그랜트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하루 5분의 대화만으로도 직원들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이직률이 매우 높고 사기도 최악인 한 콜센터 직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연구에서 콜센터 직원들에게 자신들이 모은 기부금으로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을 직접 만나게 한 결과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가고 기부금이 급증하는 결과를 얻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영향을 받는 최종 소비자를 직접 만나 ‘자신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을 하는지’ 깨닫게 하는 것만으로 직원들이 달라진 것이다.
실제로 기업과 같은 조직에서 소통의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 삼성경제연구소가 설문조사한 결과 400여 명의 최고경영자 중에서 무려 89%가 소통에서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한다. 최고경영자는 수시로 기업 내의 임직원들에게 경영에 관한 결정을 전달하고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이처럼 소통에 곤란을 겪는다니 일반인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소통에 성공할 때와 실패할 때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만나는 상대방이 다르고 소통에 성공하고 실패한 경험이 다르다. 성공과 실패의 공통된 기준을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선지 소통을 주제로 한 책들은 사례 위주로 소통의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는 지난 10년 동안 여러 최고경영자와 오피니언 리더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그들을 조명한 책을 썼다. 집필 과정에서 저자는 성공한 리더들은 사람을 중히 여기고 특별한 소통 원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노딩코드란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신호, 즉 소통에 성공한 리더들의 소통원리를 말한다.
“진정으로 통하고 싶다면 나에게 맞춰줄 누군가를 찾기보다는 곁에 있는 사람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인상을 좋게 보이거나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말을 하는 기술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먼저 자기 자신을 찾는 일이다. 온전한 자신이 제대로 서는 바로 그 순간, 지도나 나침반이 없어도 소통을 위한 길이 생겨난다. 남과의 소통에 앞서 나와의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이 끌어당김 공감 행동 문화 등 네 가지 소통의 기본 도구다. 상대를 끌어들여 고개를 끄덕이도록 만들어야 하고, 공감과 행동으로 신뢰를 쌓고, 문화는 개인과 조직이 연결되도록 도와준다.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저자는 수많은 사례를 들어 실제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하루아침에 읽어버릴 수도 있다. 어려운 내용도 아니다. 그러나 내용을 전부 읽고 아는 것보다 하나라도 실천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지금 애덤 스미스를 다시 읽는다 그는 ‘이기적 인간’을 원하지 않았다 도메 다쿠오 지음·우경봉 옮김 268쪽·1만3000원·동아시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1723∼1790)는 정말 개인의 이익 추구 행동이 무조건적으로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했을까. 영국 고전학파 경제학의 재정 정책 연구로 유명한 저자가 스미스의 역작 ‘도덕감정론’(1759)과 ‘국부론’(1776)을 오가며 그가 전하려 했던 진짜 메시지를 읽어내고 있다. 도덕감정론에 스며 있는 인간관과 사회관을 국부론 속의 경제사상과 결합한 것이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는 인간을 이기적 존재로서보다는 오히려 사회적 존재로 파악해 타인에 대해 공감하고, 타인으로부터 동감 받는 것을 바라는 인간의 본성을 통해 시장경제의 성립 과정을 설명하려 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의 독창성은 인간에 관한 기존의 폭넓은 연구를 바탕으로 경제학의 체계를 확립한 데 있다”며 “많은 이가 이 사상에 입각해 21세기 경제의 존재방식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 소셜네트워크 확산의 기술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SNS 활용법 이지선 지음 228쪽·1만3000원·동아일보사
트위터와 페이스북, 미투데이…. 일상에 파고든 소셜미디어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소셜네크워크는 무엇인지와 그 속성, 활용법을 설명했다.
책은 소셜네트워크의 속성과 특징을 정리해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트위터와 미투데이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기능은 같지만 트위터의 경우 트윗에 댓글을 달기보다는 그 사람에게 댓글을 올리는 구조다. 미투데이는 글 단위로 대화가 이뤄진다는 것에서 차이점이 있다. 저자는 미투데이에서는 정감을, 트위터에서는 정보를 얻기 쉽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소셜미디어들을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쉽게 알려준다. 위치정보 서비스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활용법, 파워 블로그의 비법 등이 담겼다. 친구들과 함께 쇼핑할 때 유용한 서비스, 음악을 고를 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등도 분류돼 있다. 사례마다 그림이 있어 직접 따라하기 쉽다.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 담당자와 교수, 마케팅 사례 등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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