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국에서는 한국의 옛 ‘인두 다리미’를 닮은 토스터가 화제에 올랐다. 이 제품의 디자이너는 한국인 김빈 씨. 그가 고안한 세라믹 철판 소재 토스터는 마치 인두를 달구듯 열을 가해 빵을 굽는다. 뜨겁게 달궈진 인두형 토스터를 빵에 대고 다림질하듯 문지르면 바삭한 빵이 완성되는 식. 토스터의 열이 적당히 오르면 철판 위에 나비와 나뭇잎 문양이 나타나 알림기능은 물론 시각적 즐거움까지 준다. 아시아적 가치에서 디자인 영감을 찾은 대표적 사례다.
지식경제부와 디자인진흥원은 19일 ‘2011년 한국 산업계가 주목해야 할 5대 디자인 트렌드’를 발표하고 △아시아(Asianization) △친환경 △스마트 △뉴프리미엄 △복고(Retro)를 5대 요소로 선정했다.
친환경 디자인의 사례로는 프랑스의 에너지 절감형 샤워기가 꼽혔다. 인체의 혈류시스템에서 착안한 이 샤워기는 마치 혈관처럼 복잡한 파이프 구조로 돼 있다. 물은 이 관을 돌면서 스스로 가열돼 전기를 쓰지 않고도 온수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경부는 “이 같은 친환경 디자인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전기료 절감 등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제품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뉴 프리미엄의 대표제품으로는 ‘아이패드’가 선정됐다. 아주 비싸지 않은, 합리적인 가격이면서도 최신 기기를 통해 문화체험을 할 수 있게 한 가치지향적 제품이라는 것. 지경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 같은 가치지향적 제품 디자인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디지털 기술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접목한 ‘복고 디자인’도 내년의 디자인 키워드로 꼽혔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LG전자의 14인치 클래식TV, 1970년대 수동카메라를 닮은 올림푸스의 ‘올림푸스 펜’ 디지털카메라가 선정됐다.
또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기기 디자인도 디자이너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 될 것으로 지경부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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