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으로 취업뚫기]GS칼텍스 김성호-정지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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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3일 03시 00분


이 남자 “먼저 다가가기가 내 주특기… 친화력만큼은 회사도 인정”
이 여자 “난 35억의 가치가 있다고 나름 근거들며 설명했죠”

GS칼텍스의 신입사원 김성호 씨(왼쪽)와 정지혜 씨가 “회사의 새 얼굴이 되겠다”는 입사 첫날의 각오를 다지며 활짝 웃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GS칼텍스의 신입사원 김성호 씨(왼쪽)와 정지혜 씨가 “회사의 새 얼굴이 되겠다”는 입사 첫날의 각오를 다지며 활짝 웃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정말 꿈만 같죠.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칼텍스 본사에서 만난 정지혜 씨(23·여)와 김성호 씨(25)는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은 인턴십을 뚫고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이들에게 출근 첫날이었다.

“앞으로 10∼20년을 함께 일해야 하는 동기들을 만났는데 마음이 잘 맞아서 역시 회사를 잘 선택했구나 싶었어요.”(정 씨)

“연구소와 앞으로 교육받을 연수원도 처음 둘러봤는데 우선 첨단시설에 놀랐고, 작은 것 하나하나부터 직원을 챙겨 주는 회사 문화에도 감동했어요.”(김 씨) 두 신입사원은 입사 첫날부터 회사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 친화력과 적극성으로 무장

김 씨는 이날 회사 복도 곳곳에서 마주친 회사 선배들에게 인사를 건네느라 분주했다. 인턴을 하면서 안면을 익혔던 선배들이 입사 첫날이라 더욱 반갑다는 김 씨. “인턴십 기간에 보여준 대인관계가 남달랐다”는 인사팀의 소개처럼 김 씨는 첫날부터 남다른 친화력을 발휘했다.

“외동아들로 커서 그런지 혼자 외롭게 있는 걸 못 견디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인턴을 하면서도 선배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했어요. 시시한 농담이라도 먼저 말을 걸며 다가갔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런 성격 덕분에 만 하루를 보내는 동안 동기 수십 명과 벌써 인사도 나눴다.

동기인 정 씨는 주변에서 “차분하게 본인의 생각을 잘 전달하는 친구”라는 평가를 받았다. 차분하면서도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태도가 인턴십에서 돋보였다는 게 인사팀의 설명이다.

정 씨는 “개인별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데 혼자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아 선배들의 조언을 많이 받았다”며 “그 덕분에 인턴십이 끝난 뒤에도 선배들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와 정 씨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선배들과 정을 쌓으며 회사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업무와 기업에 대한 깊은 관심은 회사가 인턴들에게 원하는 자질이기도 하다.

○ 개인별 프로젝트에서 성과 발휘


이들은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관심 분야만은 달랐다. 정 씨는 재무팀에서, 김 씨는 마케팅팀에서 인턴십을 거쳤다.

정 씨는 재무팀에서 업무를 익히면서 개별 프로젝트로 ‘국내 회사채 구조 시장’에 대해 연구했다. “여러 주제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역량을 발휘하려고 일부러 어려운 주제를 택했죠. 막상 보고서를 준비하려니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정 씨는 우선 회사채에 대한 공부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증권사 홈페이지와 관련 기관을 다니며 정보를 모으는 데 주력했다. “회사 입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시기와 그 규모를 예상해야 했는데, 분석 작업도 어려웠지만 금리가 바뀔 때마다 보고서를 바꿔야 해서 쉽지 않았다”며 “벽에 부닥칠 때마다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해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인턴십을 마치고 실제로 회사에서 회사채를 발행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제 분석 시나리오와 들어맞아 보람을 느끼기도 했어요.” 정 씨는 그렇게 프로젝트 성과로 회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 씨에게는 ‘아시아 정유업계의 시장 전망’이라는 주제가 주어졌다. “여러 정보를 분석한 뒤 정유업계는 살아남기가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거시적 환경을 고려했을 때 중국이나 인도에서 정유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각 나라에서 내수로 소화할 테니 앞으로 정유 쪽에서 비전을 찾기 힘들다는 내용을 발표했는데 임원들의 반응이 썩 좋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김 씨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른 정유회사가 아닌 GS칼텍스를 선택한 것도 정유회사에 한정되지 않고 종합 에너지기업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면접에서는 자신감으로 어필

8주간의 인턴십을 마친 두 사람에게는 최종 면접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 씨는 스스로를 긍정적이고(Positive) 열정적이며(Passionate) 중요한(Prime) ‘3P형 인간’으로 소개했다. 그는 “대학 5개월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나간 경험이 있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자립할 수 있는지 스스로를 시험해 보는 기간이었는데, 주말 없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경험 덕분에 회사에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정 씨 역시 면접에서 자신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보라는 질문을 받았다. 정 씨는 자신 있게 ‘35억 원 정도’라고 답했다. “나름 근거가 있는 답변이었어요. 신입사원 연봉에 100배를 해 35억 원이라 답했는데 정말 ‘일당백(一當百)’을 해낼 수 있는 직원이 되고 싶어요.”

대학 졸업 전에 입사에 성공한 행운을 거머쥔 두 사람에게 취업 준비생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정 씨는 ‘다양한 경험’을 꼽았다. “대학생 때 학교 응원 기수단으로 활동하고 연합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어요. 그 경험을 통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인맥을 다졌는데,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큰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김 씨는 인턴십을 꼭 경험해 볼 것을 권했다. 그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회사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를 듣지만 밖에서 듣는 평판과 실제 기업문화는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걸 여러 인턴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며 “본인이 가고 싶은 회사가 있다면 꼭 인턴 경험을 해서 본인의 기대치에 회사가 부합하는지를 구직자 입장에서도 꼭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GS칼텍스 인턴십 과정은 ▼

GS칼텍스는 2005년부터 매년 하계 인턴십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역시 2011년 2월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6월 말부터 8주 동안 인턴십을 진행했다.

인턴사원들은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기본 입문교육을 시작해 일대일 멘터링과 워크숍 등을 거치고 7주간 수행한 현업 프로젝트 결과물을 발표하는 최종 프레젠테이션까지의 과정을 마쳐야 한다.

기본 입문교육에서는 GS칼텍스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다. 이 교육이 끝나면 인턴들은 실제 각 팀으로 배치돼 조직별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때 선배들이 멘터로 인턴들에게 도움을 준다.

8주의 인턴십 기간에 일정 수준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은 인턴사원은 조기채용 되거나 하반기 대졸공채의 최종면접 기회를 얻는다. 또 조기채용이 확정되면 입사 때까지 매달 자기개발비를 지원받는다.

■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인턴십

▽좋은 예


높은 성적을 받는 인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대체로 주어진 업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깊게 탐구하려 들고, 선배에게도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멘터에게 먼저 다가가 도움을 청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이런 태도 덕분에 업무를 넓고 깊게 파악하는 성향을 보인다.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친화력과 조직적응력이 뛰어난 인턴 또한 좋은 평가를 받는다.

▽나쁜 예


소극적인 태도는 좋은 인상을 주기 힘들다.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데만 관심을 보이는 태도가 대표적이다. 이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는 셈이다. 이런 태도를 보이는 인턴은 자신의 업무뿐만 아니라 회사에 관심이 낮은 것으로 비쳐 비교적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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