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 중소기업 정책을 ‘연구개발(R&D) 강화’와 ‘구조조정 확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2008년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사실상 끝났다고 판단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26일 경제부처 고위 당국자는 “경제위기 때 서민과 중소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해 지금까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전폭적으로 지원했지만 내년부터는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둘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도 중소기업의 R&D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5일 이명박 대통령은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의 업무보고를 받으며 “정부 지원이 많은 분야일수록 낙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분야는 중소기업과 농업이었다고 업무보고 참석자가 전했다. 정부 내부에서 ‘중소기업 지원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중소기업에 대한 R&D 예산을 올해보다 12% 늘린 6288억 원으로 확정했다. 조달청은 정부조달 물품을 사들일 때 ‘가격이 싼 제품’보다는 ‘기술력이 있는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노대래 조달청장은 “지금까지 정부가 싼 제품을 중소기업으로부터 사들이다 보니 중소기업은 기술 발전보다는 가격 경쟁에 더 치중했다”며 “이제 조금 비싸더라도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 제품을 우대하겠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중소기업의 기술을 훔치는 대기업을 엄벌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의 R&D를 도울 계획이다. 박상용 공정위 사무처장은 “내년에는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대기업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처벌도 무겁게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중에 옥석을 가리는 작업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내년 7∼10월 채권금융기관을 통해 중소기업을 평가해 경쟁력 없는 중소기업에는 금융지원을 중단하고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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