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증시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한 주 남겨두고 있다. 올해 코스피는 1,682에서 시작해 12월 24일 2,029까지 20.6% 상승했다. 특히 12월은 6.6%의 수익을 올렸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All’s well that ends well)’라는 표현과 제법 어울린다. 올해 투자자들의 성과는 어땠을까. 시장을 주도했던 외국인 매매전략을 되돌아보고 2011년 전략을 세워보고자 한다.
올해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21조 원으로 절대적인 매수 주체 역할을 했다. 기관이 ―12조 원, 개인 ―5조 원, 기타법인이 ―4조 원을 기록하며 국내 투자자들이 대부분 매도 주체가 됐다. 기관 가운데 연기금이 9조 원을 순매수해 외국인과 비슷한 포지션을 취한 반면 투신은 주식형펀드 환매 요청에 18조 원을 순매도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올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기아차 등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을 주로 섭렵했다. 상당수 종목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은 올해 특정 종목을 샀다기보다는 한국 시장 전체를 산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순매수 종목 상위 30위까지 넓혀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30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30종목과 일치하는 것은 절반인 15개이기 때문이다. 시장 비중보다 더 많이 산 종목은 외국인이 그만큼 애정을 쏟았다는 평가가 가능한데 그런 종목으론 삼성엔지니어링, 대우조선해양, 호남석유, GS 등이 있다. 외국인 순매수 종목의 연간 수익률을 보면 상위 10종목은 50.9%, 상위 20종목 56.9%, 상위 30종목 49.6%로 코스피(20.6%)보다 높다. 전반적으로 외국인이 올해 증시 상승을 이끌었으며 순매수 종목의 성과도 좋았다는 게 증명된다.
내년은 외국인보다 국내 투자자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연기금은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수했지만 그러지 못한 기관은 내년에 본격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이 낮아지고 올해 채권 수익률이 극대화돼 채권 비중을 축소하고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자산배분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시장 참여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2011년 한 해를 놓고 보면 증시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1월 한 달만 놓고 보면 변동성 확대와 주가 조정이 예상된다. 내년 기대감이 12월 상당 폭 반영됐기 때문에 1월에 주가를 더 끌어올릴 만한 상승 동력(모멘텀)이 마련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쉴 수도 있고 작은 악재에서 차익실현의 빌미를 찾을 수도 있다. 4분기 기업 실적 발표, 미국의 고용지표, 중국의 정책적 변화 등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들로 꼽힌다.
1월 투자전략은 중기적으로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는 판단 아래 조정 때마다 매수 전략을 유지하는 게 좋다. 풍부한 유동성 환경과 안정적 기업이익, 밸류에이션 재평가 등이 긍정적 시각의 배경이다. 종목을 고를 때는 빠른 순환매를 뒤쫓아 가기보다 길게 보고 주도주를 담는 것이 좋다. 정보기술(IT), 자동차, 화학, 증권 등이 1순위이며 선진국이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넘어가는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및 자원개발 관련주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번 주는 미국의 10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와 한국의 11월 산업활동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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