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원전 수주 1년… 얼마만큼 진척됐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7일 03시 00분


‘10년 프로젝트’ 인프라 구축 착착 진행중

2009년 12월 27일, 대한민국은 머나먼 열사의 땅 중동에서 날아든 낭보에 환호했다.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미국, 프랑스, 일본의 쟁쟁한 회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 발전소 건설 수주에 성공한 것.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단군 이래 사상 최대의 해외 수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준비가 한국과 UAE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다.

○ 본격적인 공사 위한 기초 작업 한창

한전은 수주 직후 UAE 사업총괄 부사장 직위를 만들고 UAE 원전사업단을 신설했다. 사업단에 소속된 29명의 직원이 UAE 현지에 파견됐고, 7월에는 공사 현장에 임시사무소를 마련했다.

한전 측은 “UAE 원전 공사는 공사기간만 10년 가까이 되는 대형 프로젝트”라며 “투입 인력이 지낼 숙소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전기 통신 도로 등 인프라 구축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km가량 떨어진 브라카 지역에 들어서는 4기의 원전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1년 단위로 완공된다.

한전은 육상 및 해상용지에 대한 시추조사를 완료했고, 최근 공사지역 주변 울타리 설치도 마쳤다. 본격적인 공사의 시작을 알리는 기초 굴착 작업은 2012년 4월 시작된다. 2011년 1000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것을 시작으로, 공사가 본격화되는 2016년과 2017년에는 연간 1만20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UAE 원전 건설에는 한전 자회사 외에도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이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10월부터 원전의 핵심인 원자로 제작이 시작됐다.

○ ‘기후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한국전력,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컨소시엄 참여사 관계자들이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

전소 용지에서 지반 및 지질 검사를 위한 시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전력
한국전력,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컨소시엄 참여사 관계자들이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 전소 용지에서 지반 및 지질 검사를 위한 시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전력
당초 UAE 원전 건설은 국내보다 높은 현지 기온으로 인해 난관이 예상됐다. 냉각수로 쓰이는 바닷물의 온도가 국내보다 7도가량 높고, 기온도 높은 탓에 냉각기기의 용량도 국내 원전보다 크게 설계됐다. 이에 대해 UAE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흥주 UAE사업단 부장은 “높은 기온 등 단점도 있지만,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여름은 더워서 비록 한낮에는 쉬지만 낮의 길이가 길어 아침저녁으로 추가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국내에서 똑같은 공사를 하는 것보다 짧게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특히 11월부터 2월까지는 한국의 초여름과 비슷한 날씨인데, 이는 공사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모래벌판이었던 브라카 지역은 현재는 임시 숙소, 시추 현장, 울타리 등이 들어서면서 공사 현장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원전 수주로 인해 UAE에서 한국 인지도도 크게 상승했다. 이 부장은 “UAE 수주를 기점으로 이곳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제는 공항 입국심사장의 직원들도 한국 여권을 보면 ‘원전 건설 때문에 왔느냐’고 물어볼 정도”라고 전했다. 현재 UAE에는 한전 직원과 시공사 파견인력, 현지에서 채용한 건설인력 등 1043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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