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분양아파트 70%가 중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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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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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분양 부진한데도 수익 괜찮은 넓은 평형 쏟아내
사업 승인때부터 수요 늘어난 중소형 위주 공급해야

지난 4년간 수도권에 공급된 아파트 중 전용면적 85m²를 초과하는 중대형 물량이 매년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형 물량이 넘치지만 수요자들은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줄어들지 않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07년 중대형 아파트 공급비율이 51%를 기록한 이후 올해까지 중대형 비율이 절반에 가까웠다. 2003∼2006년 4년간은 중대형 아파트 비율이 22∼38%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7년 공급물량 중 중대형 아파트가 총 5만5817채로 중소형 5만3274채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았던 2009, 2010년에도 중대형 공급 비율은 각각 45%, 4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2009년에는 인천 청라지구와 경기 수원시, 남양주 별내지구, 올해에는 경기 수원시 광교, 인천 송도, 서울 은평구 등에 중대형 공급이 집중됐다.

이처럼 중대형 공급 추세는 지속되지만 수요자들이 중소형 아파트를 찾으면서 중대형은 미분양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7∼2010년 연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2007년 1만4624채에서 2008년 2만6928채로 늘어났다. 2009년에는 신규 분양 물량이 줄어 미분양 아파트가 전년도보다 4.7% 줄었지만 2010년 10월 현재 다시 14.3% 늘어나 2만9334채가 됐다. 이 미분양 중 70%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중대형 아파트여서 정부와 건설사 모두 골치를 앓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이 적절한 수요 분석 없이 예상수익에만 치중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시장 침체기일수록 중대형보다는 중소형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도 중대형이 늘어나면서 결국 미분양으로 쌓였다”며 “지역별 주택수요에 맞게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최근 수요자들이 중소형을 찾는 추세에 분양계획을 맞추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와 올해 분양했다고 해도 가구당 면적 등 지구승인계획이 나오는 시점은 2∼3년 전이기 때문.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이 쌓이면 건설사가 떠안게 돼 좋을 리가 없다”면서도 “일단 사업 승인이 나면 건설사 마음대로 공급 면적을 바꿀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행사 관계자는 “중대형 미분양이 많은 곳을 보면 대부분 청라와 별내 같은 공공택지지구”라며 “땅 조성원가를 고려해 택지개발계획 시점부터 수익이 많이 나는 중대형 아파트를 짓도록 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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