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새해 특집]부동산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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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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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땅값 “회복”… 전세 여전히 “강세”… 수익형 부동산 “유망”
■ 학계-금융계-건설업계 전문가 10명 심층 설문

《 ‘집값 및 땅값 회복’, ‘전세 강세’, ‘주거용 수익형 부동산 유망’.

부동산 전문가들은 2011년 새해 부동산시장의 기상도를 이같이 전망했다. 경기침체와 거래실종 등 지난해 부동산시장을 짓눌렀던 우울한 그림자가 점차 걷힐 것이라는 얘기다. 동아일보가 학계, 금융계, 건설업계에서 활약하는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상대로 심층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집값이 바닥권에 도달했으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세금도 계속 올라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는 실수요자라면 올해 상반기를 주시해야 한다고 이들은 조언했다. 》
● 주택, 10명중 7명 “바닥”… 경기둔화로 “보합” 의견도

주택가격이 회복된다고 본 전문가들은 서울은 4∼5%, 수도권과 지방은 2∼3% 오른다고 응답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데다 공급물량의 지속적 감소로 기존 미분양 물량이 감소하고 전세금 급등에 따른 매매 거래의 회복세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새해에는 집값이 소폭이나마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가격 측면에서 대세 상승기에 진입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재생사업이 실행단계에 접어들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의 역할을 하고 공기업 지방 이전, 혁신도시 등의 영향으로 기관 및 기업 종사자들이 서울과 지방에 각각 살 곳을 마련하면서 주택 수요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올해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아직까지는 저금리 기조인 만큼 점진적인 회복세가 기대된다”며 “전세금 상승 우려로 내 집 마련 매수세 회복이 예상돼 전국 평균 2∼3%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현석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지난해 부산 등 지방 대도시에서 공급 부족에 따라 발생한 상승세가 서울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수도권은 보금자리주택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처럼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금리인상 가능성과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집값이 더 떨어지거나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최근 집값이 오름세인 것은 그간 집값이 떨어져왔고 가을 이사철과 학군 수요 등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으로 해석된다”며 “집값 변동률은 전국 ―2∼―1%, 서울 ―2∼0%, 인천 경기 ―4∼―2%로 예상되며 지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회복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오르더라도 물가상승률 이하로 상승해 실질적으로는 보합세나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거래가 늘면서 집값이 일부 회복할 수도 있지만 금리인상 가능성,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불확실성 등으로 회복세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집값이 떨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현재 부동산시장은 큰 틀에서 정체기로 판단되며 이런 상황에서도 소폭 하락과 상승은 나타날 수 있다”며 “2분기부터 조금씩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이고 전국적으로 1∼2%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전세-토지, 수도권 전세 물량 부족… 땅값 상승엔 5대5 팽팽

집값 전망이 엇갈린 것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입주물량 감소, 보금자리 대기수요 등으로 전세금이 상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특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 전세금이 많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서울 7%, 인천 경기 5%, 지방 7%의 전세금 상승률을 각각 보일 것”이라며 “서울에서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입주물량 부족 문제가 단시일에 해소되기 어렵고 인천 경기에서도 매매 전환 수요가 예전에 비해 제한적이어서 당분간 전세 강세가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규정 부장도 “전국 기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35%가량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하고 서울 강남과 위례 보금자리주택지구 본청약 등 인기 공공주택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예상된다”며 “주택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올해 상반기에는 내 집 마련 시기에 대한 관망세가 엇갈리면서 전세 수요가 꾸준해 전국적으로 5% 정도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두성규 실장은 “소유하는 것보다 (집값 하락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부동산시장 회복이 분명치 않아 전세에 머무르는 수요자가 많다”며 “서울은 공급이 부족하고 향후 추가 공급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재건축, 재개발사업 지연으로 전세 수요가 많아 상승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땅값 상승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절반으로 갈려 팽팽히 맞섰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실물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된 상황에서 부동산경기의 회복이 동반된다면 토지시장도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민간공급 부족이 가시화돼 집값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도심 지역, 도심 배후지, 개발예정지 배후지는 상당히 뜨거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배 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한 공급주체의 여력이 낮아져 신규 공급되는 공공토지가 줄어들면서 수요 초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재개발, 재건축 가능 지역의 토지가 시장의 관심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박합수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약세 상황이 올해 상반기 토지보상금 등을 통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토지시장은 환금성과 투자성의 한계를 안고 있는 만큼 소폭 개선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대폭 해제됐지만 그간 땅값이 많이 올라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수요가 크지 않아 토지시장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내집 마련 전략, 실수요자 상반기 적기… ‘보금자리’ 먼저 살피길

새해 주택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전세금도 오른다면 내 집 마련 시점은 언제쯤으로 잡아야 할까. 전문가들은 본인의 필요와 능력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올해 상반기에 집을 살 것을 권하는 의견을 많이 제시했다.

두성규 실장은 “현 가격수준이 이전과 대비해 저렴한 편이고 금리인상 등을 고려하면 상반기에 대출 비중을 최소화하면서 주택 구입을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보금자리주택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달 서울 강남지구와 서초지구 본청약을 시작으로 6월 위례신도시 본청약, 하반기 고양원흥지구와 하남미사지구 본청약, 광명시흥지구 사전예약 등이 이어지기 때문. 이남수 팀장은 “청약저축 납입액이 많은 무주택자라면 보금자리 청약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며 “올해 수도권에 보금자리 18만 채가 공급될 예정이라 당첨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 당첨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민간분양과 매매시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김규정 부장은 “저가 지역,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중이 높은 소형주택, 도심 역세권의 실거주 지역 등을 중심으로 실속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라면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할까. 오피스텔, 원룸,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액투자가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은 올해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1, 2인 가구가 늘고 도심의 소형주택 공급이 부족해 공급물량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별, 상품별로 차이가 커서 꼼꼼하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김규정 부장은 “도심 역세권 업무지구 주변, 대학가, 주거 선호지역 등 배후수요가 탄탄하고 공실률이 낮은 대상을 골라 투자해야 한다”며 “임대수익률, 초기 투자금, 관리비용, 세금 등에서 차이가 많이 나므로 꼭 현장 실사와 구체적인 분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토지와 재개발, 재건축 등을 추천하는 전문가도 많았다. 박합수 팀장은 “토지는 주택과 상가보다 투자성이 앞설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 위주로 도로와 전철 같은 기반시설이 확충되는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진 이사도 “단지별로 점차 본격화될 강남권 재건축, 개발완료 시점에 이르렀지만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가격 하락 폭이 컸던 1기 신도시 및 버블세븐지역 내 아파트가 여전히 투자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인상, 불투명한 경기회복, 미분양 해소 여부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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