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원고덮고 30분 즉흥연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4일 03시 00분


“올 633만대 판매” 자신감… “해외공장 가보니 불합격” 질책도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원고를 보지 않고 즉석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그룹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원고를 보지 않고 즉석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시무식에서 이례적으로 즉흥 연설을 해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서 약 1000명의 현대차그룹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무식에서 준비된 신년사 원고를 한두 문장 읽다 이후 30분 가까이 질책과 감사, 당부가 섞인 즉흥 연설을 쏟아냈다.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과거에 신년사를 즉흥적으로 한 적은 있지만 최근 5년 사이에는 없었던 것 같다”며 “그만큼 최근 기업 성적에 자신감을 느끼고 아울러 당부하고픈 말도 많았던 게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정 회장은 이날 “지난해 전 세계에서 575만 대의 판매량을 올렸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흡족함을 내비쳤으나 “해외 공장에서 내가 봤더니 딱 불합격이더라”며 일부 해외법인의 무사 안일한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중역 가운데 성의껏 일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왕 일할 바에야 잘해야 한다”며 “회사가 잘되면 사람은 그만한 평가를 받게 된다”고 신상필벌의 의지도 강조했다. “부품은 고장이 없어야 하고 인명 피해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도 강화해야 한다”며 품질과 안전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그룹의 현안인 현대건설 인수 문제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시무식에 참석한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은 정 회장이 연설하는 동안 엄숙한 분위기로 자리를 지켰으며 연설이 끝나자 박수로 화답했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 633만 대의 글로벌 생산·판매 목표를 제시했다. 세계 판매량이 600만 대를 넘게 되면 현대차는 일본의 도요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독일의 폴크스바겐에 이어 세계 4위의 자동차회사 자리를 놓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겨루게 된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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