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 가운데 8명의 PB가 올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때 원자재 관련 펀드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올해 가장 추천하는 개별 펀드로도 ‘블랙록 월드광업주 펀드’가 7표로 가장 많은 득표를 받았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원자재 펀드(기초소재)의 연평균 수익률은 29.37%로 국내 주식형펀드(21.01%)와 해외 주식형펀드(8.02%)를 훨씬 앞섰다. 연초 3.31g(1온스)당 1000달러 수준이던 국제 금값이 14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금, 은, 구리 등 귀금속 가격이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덕분이다.
가장 많이 추천받은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 월드광업주 펀드’는 지난해 26.25%의 성과를 거뒀다. 이 펀드는 호주 자원개발업체 리오틴토, 브라질 광산기업 발레, 미국 금속업체 프리포트맥모란 등 산업광물 및 귀금속 생산을 주로 하는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개별 펀드 추천에서 3표를 받은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 천연자원 펀드’도 지난해 31.88%의 수익률을 올렸다. 천연자원 기업 가운데 초기 생산 단계에 접어든 시추기업과 생산 직전 단계의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미래에셋맵스 로저스농산물 펀드’(40.28%) ‘신한BNPP포커스 농산물 펀드’(38.64%) 같은 농산물 펀드도 지난해 40% 안팎의 수익률을 올렸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은 새해부터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 원자재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과 저금리 기조로 올해 국제 금값은 온스당 169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국제 은값도 온스당 30달러 수준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t당 9600달러에 거래되는 구리값이 1만1250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원유 재고가 바닥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며 최근 90달러를 넘긴 국제 유가가 6개월 내에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비한 유망 투자 상품이 원자재 펀드라는 것이다. 안종담 하나은행 이촌동 골드클럽 PB팀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 이상 기후에 따른 곡물가격 상승 등이 더해져 올해 원자재 펀드는 매우 좋은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김정환 동양종합금융증권 골드센터영업부 PB팀장은 “원자재 펀드 대신 LS, 고려아연, SK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볼 국내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자재 펀드를 마냥 장밋빛 투자처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며 “적립식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을 잊지 말라”는 조언도 뒤따랐다. 안 팀장은 “원자재 펀드는 핵심 투자 상품이기보다는 자산의 20%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여겨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형복 미래에셋증권 압구정지점장은 “가파른 가격 상승에 필연적으로 뒤따를 가격 변동성의 위험이 크다”며 “적립식으로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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