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결혼한 지 한 달 된 ‘초보 주부’다. 아직 살림엔 서툴다. 똑똑한 가전제품 덕을 볼 때도 있고, ‘이건 왜 샀나’ 싶을 때도 있다. 가전제품별로 어떤 면이 좋고 나빴을까.》
좋아요…
○ 광파오븐
시중에 나오는 광파오븐은 전기오븐, 전기구이, 전기그릴, 전자레인지, 발효 기능에 스팀 기능까지 있다. 제품을 사면 오븐을 활용한 요리책도 한 권 준다. 자동요리 부문에 스테이크, 군만두, 찐만두, 호박찜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선택 버튼을 누르고 음식 용량을 선택하면 알아서 조리가 된다. 사실 그동안 써 본 거라곤 군만두와 찐만두, 그리고 계란찜뿐. 냉동 군만두를 슈퍼마켓에서 구입해 순서대로 버튼만 누르면 약 11분 후에 프라이팬에 굽는 것보다 고루 구워진다. 군만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따뜻하게 익었다. 물을 넣고 스팀 기능 버튼을 누른 후 찐만두 메뉴를 선택하면 알아서 따뜻하게 만두를 쪄준다. 그런데 계란찜은 엉망이었다. 뭔가 양을 잘못 맞췄는지, 겉만 익고 속은 비린내가 났다. 사실 음식 용량 맞추는 게 쉽지 않다. 100g 단위로 설정할 수 있어서 250g 정도 분량은 200g에 맞춰야 할지, 300g으로 설정해야 할지 고민이다.
광파오븐을 잘 쓰고 있다는 결혼 4개월 차 직장인 이유리 씨(30)는 “닭구이 기능이 최고다. 생닭을 소스에 재워두고 오븐에 구워 내놓으면 집들이용 식탁을 있어 보이게 해준다”고 말했다. 스테이크 등 고기는 오븐보다 불에 굽는 게 훨씬 맛있다고 한다.
LG전자 C&C그룹 마케팅팀 원은실 과장은 “100g 미만 용량 조절이 어렵다면 시간을 1∼2분 더하거나 빼면 알맞다”며 “닭다리에 카레가루와 소금, 후추를 뿌리기만 해도 전문가가 만든 음식 같은 맛이 나기 때문에 초보주부가 도전하기 쉽다. 마늘빵, 돌솥밥도 유용한 기능”이라고 말했다.
○ 로봇청소기
정말 구석구석 잘 닦일까? 몹시 궁금했다. 실제 사용해 보니 코너는 잘 안 닦인다. 하지만 누가 청소기를 돌릴지 싸우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그냥 놓기만 하고, 청소기가 지나가는 길 위의 의자, 수건, 가방 같은 장애물만 치워주면 알아서 ‘눈에 보이는 곳’은 깔끔하게 청소해 준다. 왠지 장난감 같아서 남자들도 다루기 좋아한다. 의자 속으로 들어가 바닥을 청소해 주기도 한다. 거실에 놓으면 알아서 지그재그로 가다 안방, 옷방, 서재까지 돌아다닌 후 자기 자리(충전소)로 돌아간다.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인데 이런 곳은 소형 청소기나 빗자루로 직접 쓸어 담으면 된다.
LG전자 C&C그룹 마케팅팀 조문현 대리는 “구석 청소는 전 세계 로봇청소기가 풀어야 할 숙제”라며 “잘 쓰려면 장애물을 치워주고, 붙어 있는 극세사 마른걸레를 물에 적시는 방법도 있다. 또 충전소를 거실에 놓으면 청소 후 제자리로 돌아가기 쉽다”고 말했다.
글쎄요…
○ 스마트TV
3차원(3D) 기능이 있는 스마트TV, 그냥 발광다이오드(LED) TV나 액정표시장치(LCD) TV. 세 가지 중에 고민하다 스마트TV를 샀다. 그런데 3D와 스마트 기능은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우선 일반 방송에서 제공하는 3D 콘텐츠가 거의 전무하다. 영화 ‘아바타’ DVD라도 보고 싶지만, 그럼 3D를 지원하는 DVD 플레이어를 또 사야 한다. 또 스마트 기능을 쓰려면 TV를 인터넷과 연결해야 하는데 방에 있는 인터넷 케이블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앱스토어에 너무 해보고 싶은 기능이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연결하겠는데 아직 그럴 필요성을 못 느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프리미엄 콘텐츠와 동영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에스프레소 머신
친구들이 선물로 에스프레소 머신을 선물로 사줬다. 1회용으로 개별 포장된 원두 캡슐을 넣으면 커피 한 잔이 나오는 기특한 기계다. 우유를 그냥 데워주는 기능을 선택하면 카페라테를, 거품을 내주는 기능을 선택하면 카푸치노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아침에 카페라테 한 잔, 저녁에 케이크와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어 보니 카페 전문점 수준의 맛이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캡슐 가격이다. 일주일 만에 캡슐 20개를 다 먹어 백화점으로 달려갔더니 프로모션 기간이라 250개를 사면 캡슐상자를 준다고 했다. 혹해서 250개를 샀더니 가격이 21만5600원. 지금 속도로 마시면 6, 7개월 만에 기계 값인 50만 원대에 육박하는 돈을 쓰게 되는 셈이다. 커피캡슐이 하나당 700∼900원 선으로 비싼 이유에 대해 네스프레소 박성용 마케팅팀장은 “원두를 에티오피아, 브라질 등 9개국 농장에서 직접 재배해 최상위 1%만 쓴다”며 “캡슐은 1회용이 포장이라 반 원두를 갈아 쓰는 것보다 낭비할 양이 적어 장기적으로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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