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국제원자재가 고물가 주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5일 03시 00분


원유 철 구리… 콩 밀 옥수수…
공업용-식품용 안가리고 폭등… 공산품-가공식품 값 인상요인

연초부터 각종 물가가 줄줄이 오르는 것은 급등한 원자재 가격의 영향이 크다. 최근 원자재 가격은 공업용과 식품용을 가리지 않고 적게는 10% 안팎에서 많게는 100% 가까이 폭등하는 추세다.

4일 국제 원자재 가격 분석기관인 코리아PDS에 따르면 3일 현재 원유(두바이유 기준) 가격은 1년 전 대비 17.12% 상승해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금(29.67%), 은(83.66%) 등 귀금속을 비롯해 각종 산업의 기초 원자재로 쓰이는 구리(31.02%), 주석(59.53%) 등 광물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철광석은 1년 전 대비 57.85%가 올랐으며 천연고무는 48.95%, 펄프는 18.79% 올랐다. 석유화학산업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20.25%), 폴리프로필렌(20.58%) 등도 20%대 상승세를 보였다.

식탁경제와 직결되는 식품 원자재 가격도 크게 올랐다. 콩(대두)은 33.81%, 밀은 46.68%나 가격이 인상됐고, 옥수수(51.75%), 커피콩(76.90%) 값도 폭등했다. 면화(91.55%), 원당(19.18%), 오렌지주스(26.73%)도 계속 값이 뛰는 추세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 폭등은 자원 고갈과 기상 이변 등으로 원유, 광물, 곡물 등이 전반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는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원유 조달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PDS 최은지 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진단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액화천연가스(LNG), 나프타 등 연관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하게 돼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와 주요 공산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 원자재 가격 전망도 좋지 않다. 지난해 곡물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캐나다, 러시아, 유럽 등 주요 곡물 생산지에 폭우와 폭염, 가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기상학자들은 올해도 남미 일대에 가뭄을 야기하는 ‘라니냐’ 현상이 일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고 부족에 생산량까지 줄어들면서 식품 원자재 시장이 더욱 불안정해질까 걱정”이라며 “빵, 과자, 분식류 등 가공식품 가격도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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