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큰 영향을 미치는 두 강대국(G2)인 미국과 중국이 노선은 다르지만 똑같이 소비를 진작시키는 결과를 갖고 올 경제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양적 완화를 통해 경기 부양을 모색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식료품을 중심으로 한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긴축 기조를 보이고 있다. G2가 서로 방향성이 다른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그 효과는 중국 쪽이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판단은 쿠퍼 효과(Cooper Effect)에 근거한다. 쿠퍼 효과란 금융 정책의 효과가 경기를 부양시킬 때와 과열을 진정시킬 때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경기 불황기에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융 완화정책을 실시하면 최소 3∼9개월의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이자율을 올리거나 통화를 환수하는 금융 긴축정책을 실시하면 그 효과가 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점을 돌이켜 보면 미국의 금리 인하는 2008년 9월부터 시작되었지만 제조업 경기 모멘텀이 반등한 것은 2008년 12월, 주가 반등이 나타난 시점은 2009년 3월로 3∼6개월의 시차가 존재했다.
이와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할 때 지난해 10월 말 가시화된 미국의 2차 양적 완화의 영향은 지금부터 지속적으로 실물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중국의 긴축 기조는 좀 더 빠르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한 실물 경기 회복의 조짐은 지난해 말 소비 실적을 통해 감지할 수 있다. 마스터카드의 자문회사인 스펜딩펄스는 지난해 11월 5일∼12월 24일 연말 쇼핑 시즌에 소매 판매가 5.5% 증가했고, 이는 과거 5년간의 실적 중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항목별로는 의류 소비가 전년 동기대비 11.2% 증가, 명품 소비가 6.9% 증가, 온라인 쇼핑이 15.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비회복은 누적된 재고가 소진되어 기업이 생산 증대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가동률이 증가하며, 미국 경기회복의 핵심인 고용 회복까지 이어질 수 있는 연결 고리의 시작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중국은 지난해 말에 단행된 금리 인상을 통해 위안화의 상승 기조가 마련되고 있는 가운데 임금도 상승하고 있어 전반적인 소비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베이징 시는 지난해 12월 27일에 2011년 1월 1일부터 근로자의 월 최저임금을 기존의 960위안에서 20.8% 오른 1160위안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11년부터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고 내수를 촉진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각 지방의 임금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의 통화정책은 서로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그러나 공통적인 현상은 소비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환경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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