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새해 구상]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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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0일 03시 00분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7일 인터뷰에서 산은 민영화 전략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밝혔다. 인터뷰 끝 무렵 그는 “최근 몇 년간 임직원 임금이 동결되거나 깎였다. 올해는 기획재정부로부터 경영자율권 확대기관으로 선정된 만큼 추가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임직원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7일 인터뷰에서 산은 민영화 전략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밝혔다. 인터뷰 끝 무렵 그는 “최근 몇 년간 임직원 임금이 동결되거나 깎였다. 올해는 기획재정부로부터 경영자율권 확대기관으로 선정된 만큼 추가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임직원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동남아시아 현지 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인수 후보의 재무적 안정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매각 논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민 회장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산은금융그룹의 최대 현안은 민영화를 앞두고 수신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UBS)의 우즈베키스탄 현지법인인 RBS Uz를 인수한 데 이어 동남아시아에서도 (태국 시암시티은행보다) 우량한 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협상이 무르익고 있어 실사 단계에 들어가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금융이 지난해 초 태국 시암시티은행 인수를 추진하다 대형 금융기관을 규제하려는 미국의 볼커 룰 때문에 무산된 후 다시 동남아시아 은행 인수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금수신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올해 약 30곳의 점포를 개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민 회장은 “대우증권 지점 내 은행 창구를 개설하는 형식의 ‘점포 내 점포(Branch in Branch)’, ‘증권과 은행’ ‘증권과 보험’ ‘보험과 증권’ 등이 결합된 ‘점포와 점포(Branch with Branch)’, 대우증권과 산업은행, KDB생명이 한곳에 있는 ‘금융플라자’ 등 다양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사회간접자본(SOC) 채권 등 다른 시중은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산을 기초로 한 금융상품을 개발해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함으로써 수신 기반을 더욱 넓혀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옛 산업은행이 현재의 한국정책금융공사와 산은금융지주로 분리된 후 산은금융지주의 역할이 모호해지면서 민영화 방향도 불투명해졌다는 지적에 대해 단호한 어조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4대 금융지주와 같은 상업은행의 모습에 익숙하다 보니 그런 오해가 생긴다”며 “산업은행은 인력과 조직 측면에서도 미국의 투자은행(IB)인 JP모간과 유사한 만큼 IB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민영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어쩔 수 없이 대우건설을 비싸게 사서 떠안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민 회장은 “금호그룹이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풋백옵션(투자수익 보장장치)을 줬던 주식을 사들이고 최근 1조 원가량의 유상증자를 하는 과정에서 대우건설 주식의 평균 매입 단가를 1만5100원까지 낮췄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30%가량 받는다고 하면 투입금액보다 평가이익이 더 많은 구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7일 종가 기준으로 대우건설 주식은 1만3900원이고 민 회장이 구상하는 것처럼 30%의 프리미엄을 얹는다면 1만8000원으로 풋백옵션 행사 가격(1만8000원)과 비슷해진다.

금호그룹 구조조정의 마무리 단계로 볼 수 있는 대한통운 매각과 관련해서는 “2, 3곳에서 인수 의지를 보이는 만큼 곧 채권단 협의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구체적인 매각 방식과 시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인 만큼 시장 관행에 맞춘 투명한 절차에 따라 M&A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격도 중요하지만 조선업을 국가 발전의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는 전략적 궁합과 인수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현대건설 매각 과정에서 제기된 ‘승자의 저주’(인수에 성공한 업체가 오히려 유동성 위기에 몰리는 상황)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시점에 대해선 “이미 매각 준비는 끝났으며 타이밍만 저울질하고 있다”며 “현대건설 매각,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대한통운 매각 등의 윤곽이 결정되거나 마무리되는 대로 시작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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