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7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가 열리고 있
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전자의 DNA를 독
하게 바꾸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LG전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60·사진)이 위기의 LG전자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기업문화를 독하게 바꾸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1일 경영실적이 악화된 LG전자에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오너 최고경영자(CEO)’ 구 부회장은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지난해 LG전자의 실적 부진 원인은 품질 등 기초가 튼튼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원래 제조업을 하던 회사의 경쟁력은 연구개발과 생산, 품질에서 나오는 게 상식인데 우리가 이런 ‘기초’가 많이 무너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큰 회사가 CEO 한 사람 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항공모함이 방향이 바뀌는 데 돛단배처럼 (빨리) 바뀌지 않는다. 변화에 시간이 걸린다.”
구 부회장은 “LG전자의 기업 문화가 좀 무르다. 객관적으로 봐도 무르다. 독한 문화를 (우리의) DNA로 가져가겠다”고 조직의 혁신을 강조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와 관련해서는 관심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하이닉스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시너지 효과도 없고 인수할 정도까지의 가치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어떤 부문에 투자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모터와 컴프레서 △마그네틱테이프 △금형 기술 △생산기술원을 통한 제조기술 지원 등을 언급했다. 특히 “제품의 경쟁력은 부품에서 나온다”며 부품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투자 규모에 관해서는 “작년보다는 좀 많이 하고 지난 3년간 평균보다는 월등히 많이 할 것이다. 회사가 안 좋을 때 투자비가 많이 들어간다. 투자도 미리 먼저 일찍 앞서 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한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LG전자는 신성장 동력 발굴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전시한 전기자동차에 들어간 LG전자의 모터 및 관련 인버터, 쿨링 시스템 △수(水)처리 사업 △곤지암 스키장에 적용된 플라스마 조명 등 신규사업을 줄줄이 언급하며 “머릿속에는 많다”고 답했다. 그는 “이런 사업들은 5년만 지나면 세계적인 사업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해서는 “회복되려면 다른 사업보다도 오래 걸리는 이유가 경쟁사가 이미 제품을 다 내놓았기 때문이다. 피처폰 스마트폰에서 미리 준비 안 한 게 오늘 타격이 이렇게 왔다. 바이어가 경쟁사 것으로 출시해 놓았기 때문에 틈새시장이 아니면 들어가기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프로야구단 LG트윈스의 구단주이자 야구광으로 소문난 구 부회장은 “(야구단이) 왜 그렇게 6, 7등밖에 못하는지 모르겠다. 나도 친구들과 야구를 하고 있다. 일요일에 운동하면 피칭도 70∼80개 정도 한다. 제 결정구를 쓰면 좋겠는데…. LG전자는 이렇게 해라 하면 따라오는데 야구 선수들은 따라오는 게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외부 인사 영입과 관련해서는 “LG전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LG전자 직원이다. 당분간은 외부 영입은 별로 없다. LG트윈스도 자유계약선수(FA) 영입 안 한다고 하니까 2군에 있는 선수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더라. 외부 영입 자꾸 하면 직원들에게 어찌 비전을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내부에서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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