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어바인 사무실에서 존 크라프칙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사장이 아이패드에 넣은 ‘에쿠스’ 매뉴얼을 설명하고 있다. 어바인=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눈부신 실적을 거뒀다. 판매량은 2009년 46만7009대에서 지난해 53만8228대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은 3.9%에서 지난해 4.7%로 올라가 5%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질주하는 현대차를 이끌고 있는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법인 사장을 6일(현지 시간) 로스앤젤레스 인근 어바인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크라프칙 사장은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가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품질이 좋아진 것을 첫째 원인으로 꼽은 뒤 “옛날과는 다른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 결과”라며 “예전에는 도요타, 닛산 등 다른 회사들이 뭘 했는지 살펴보고 그것을 따라하기 바빴는데 5, 6년 전부터는 다른 회사들이 안 한 것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방법’의 구체적인 예를 대형 세단 ‘에쿠스’를 통해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에서 에쿠스를 판매하면서 두꺼운 사용 설명서 대신 차량 관리 매뉴얼을 담은 아이패드를 제공하고 있다. 크라프칙 사장은 “(경쟁 차종인) 렉서스 ‘LS’의 사용설명서는 ‘노인과 바다’와 같은 분량인 1100쪽에 이른다”며 “너무 두꺼워 찾아보기도 힘들지만 우리는 궁금한 점을 검색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차에 이상이 있을 때는 아이패드로 서비스 신청을 하면 차를 서비스센터에 가져갈 필요가 없다. 서비스센터 직원이 ‘제네시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에쿠스를 가져와 수리한 뒤 다시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가져가는 방식이다. 수리 기간에 에쿠스 고객은 제네시스를 타게 된다. 미국에서 이런 서비스를 하는 것은 에쿠스가 처음이다.
크라프칙 사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하느냐고 하자 “도달할 수 없는 목표(unreachable target)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우리 직원들은 잘 때도 현대차, 밥 먹을 때도 현대차, 집에서도 현대차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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