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보유 외환의 해외 투자를 늘리면서 ‘국부(國富)펀드 전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보유 외환의 운용을 전담할 별도 기구인 ‘외화자산운용원’(가칭)을 신설한다.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한국이 불어난 외화자산을 바탕으로 국부펀드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주목된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다음 달 말 조직개편을 통해 외화자산운용원을 신설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 단위에서 단순 집행 수준에 머물렀던 외화자금 운용 기능을 좀 더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며 “조만간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자산운용원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2915억7000만 달러로 세계 6위 수준인 외환보유액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굴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자산운용 인력과 예산을 크게 늘리는 한편 안전 일변도의 투자 패턴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높은 품목에도 투자를 조금씩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최근 약 2조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자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지원과 세계 자원시장 선점에 나서고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도 잇따라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하면서 국부펀드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국들이 국부펀드를 적극적으로 키우는 추세에 맞춰 한국의 중앙은행도 외화자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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