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조산구’표 SNS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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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KT서 옮긴뒤 개발 총력
와글-플레이스북 선보여 “꿈 이루려 경쟁사 이직”

사진 제공 LG유플러스
사진 제공 LG유플러스
20여 년 ‘KT맨’이 경쟁사로 자리를 옮긴다고 하자 모두 수군거렸다. 그것도 경쟁사에서 지금까지 하던 일과 똑같은 일을 하기 위해 옮긴다는 것이었다. ‘배신’이라는 뒷말도, ‘실망’이라는 한숨도 들렸다. 지난해 7월 KT에서 LG유플러스로 자리를 옮긴 조산구 라이프웹사업부 상무(사진) 얘기다. 그는 13일 ‘LG유플러스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선보였다.

이날 조 상무가 소개한 ‘와글’과 ‘플레이스북’은 각각 미국의 인기 SNS ‘트위터’와 위치기반 모바일 SNS ‘포스퀘어’를 연상시켰다. 그런데 플레이스북 위로는 다른 서비스의 모습도 겹쳤다. 조 상무가 KT에서 근무하던 2009년 10월 직접 개발해 선보였던 ‘로컬스토리’라는 서비스였다.

이전 회사에서 쌓은 노하우를 들고 경쟁사로 옮겨간 게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느냐고 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KT에서 했던 일을 지금 LG유플러스에서 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KT에서 생각했던 서비스의 비전이라거나 목표는 그곳에 있을 때에는 여러 이유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조직에서 일하게 된 거죠.”

그는 “통신은 사라질 것이며 SNS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이라며 ‘탈통신’을 강조한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철학에 공감해 회사를 옮겼다고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와글과 플레이스북은 KT에서 개발하던 서비스와는 전혀 다르다는 게 조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의 소셜네트워크란 휴대전화의 주소록에 가장 잘 담겨 있는 게 아니냐”고 되물으며 “와글은 A와 B라는 사람이 서로 휴대전화 주소록에 상대의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있다면 둘을 자동으로 친구로 맺어주는 SNS”라고 설명했다. 트위터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이다.

국내 통신사가 처음 내놓은 SNS인 와글과 플레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서 무료로 사용 가능하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가입자 모두 쓸 수 있다. 조 상무는 “희망일 뿐이지만 연말까지 국민 1000만 명이 쓰는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KT도 다음 달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까지 옮겨가며 추구했던 조 상무의 비전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 궁금하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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